특집
1997년02월20일 제 145호 한겨레21

세계제패 꿈꾸는 중국 한의학

중국은 장차 21세기의 주도적 문명으로 중국사상을 자리매김하기 위해 무 엇을 하고 있는가. 중국 정부와 학계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이 른바 ‘내경다학과연구’(內經多學科硏究) 프로그램은 오늘날 중국 사상 계가 꿈꾸는 ‘대야망’의 일단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내경다학과연구란 중국 최고의 의서로 알려진 <황제내경>의 사상을 여러 현대의학, 과학, 철학으로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한의학에 기초한’ 새로운 현대의학체계를 모색하려는 중국 학자들의 연구 계획을 말한다. 이는 중국의학, 나아가 중국사상을 주도적인 세계학문으로 만들고자 하는 중국 사상계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중국은 또 내경다학과연구의 장기적 추진을 위해 91년부터 매년 전 중국 의 고교졸업생 중 최우수 학생 3백명을 골라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3 개 중의(中醫)대에 입학시키고 있다. 중국의 한의대는 5년제이지만 이들 은 7년제로 공부한다. 입학 뒤 2년 동안 자연과학 인문과학 어학 등을 집 중적으로 공부한 뒤 5년 동안 한의학과 서양의학을 배운다. 올해 1회 졸 업생이 배출되는데 이들은 한의학을 영어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내경다학과연구에는 한의학을 포함해 인문·사회·자연과학 분야의 여러 전공 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내경다학과연구팀에 따르면 <내경>은 현대 의 30여개 분과학문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의 연구는 천문 기상 지학 시간생물학 수학 등 여러 자연과학 분야에서 철학 논리학 군사학 체육학 음률학 등 인문사회과학과 연계되고 있으며, 심지어 시스 템론 사이버네틱스 정보이론 시너제틱스 등 첨단이론의 시각에서도 진행 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이런 한의학 연구가 장차 세계 의학발전의 방향과 앞길을 결정할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내경다학과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되는 매년 3백명의 중국 두뇌들은 이런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나가 중국한의학을 전파 하는 전도사가 될 것이다. 중국의 이런 구상이 순조롭게 실천되어 간다면 다음 세기에 이들은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결합을 이룩한 첫세대가 될지도 모른다. 중국은 21세기 초강대국의 지위에 걸맞은 중국문명의 부활을 차 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료제공 및 자문: 동의과학연구소(한의사 박석준 02-538-9270)

이인우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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