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기획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8년05월29일 제712호
[2008 상반기 경제·실용서] 그만두고 싶을 때 한 걸음만 더

라코타 인디언, 삶의 슬픔과 고통에 대처하는 법을 말하다 <그래도 계속 가라>

<그래도 계속 가라>

조셉 M. 마셜 지음, 유향란 옮김, 조화로운삶 펴냄, 9,800원

“어차피 삶을 가르친 건 행복이 아니라 슬픔….”

아버지를 잃은 한 젊은이가 자신의 할아버지를 찾았다. 젊은이는 오랫동안 가슴속에 맺혀 있던 질문을 던진다.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죠?”

할아버지는 평원이 내다보이는 사시나무 그늘 아래로 손자를 이끌었다. 그리고 우리 삶에는 슬픔이 찾아오기 마련이라는 뼈아픈 진실을 들려준다. 하지만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가르침과 함께….

불행은 행복을 위한 과정


<그래도 계속 가라>는 우리의 의지와는 달리 때때로 슬픔과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삶의 이유와 거기에 대처하는 삶의 방식에 대한 깨달음으로 충만한 책이다. 이 깨달음들은 천상의 이치나 종교적 각성을 통해 얻은 것이 아니라, 대지를 딛고서 지난한 삶을 이어온 이들의 오랜 경험에서 건져올린 것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젊은이인 ‘제레미’는 바로 저자 자신이다. 그는 누대에 걸쳐 자신의 몸과 마음에 유전자처럼 새겨진 삶의 지혜를 명쾌한 문장들로 풀어놓았다.

저자인 조셉 M. 마셜(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라코타 인디언들)은 근거도 없는 삶의 행복론을 말하지 않는다. 행복을 바라는 만큼이나 고통과 슬픔이 찾아오기 마련이라는 다소 비극적인 삶의 숙명을 전한다. 그런데 오히려 그럴 수밖에 없는 이 삶의 속성을 통해 위안을 얻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불가항력적 운명에 대한 체념이나 자포자기가 아니라, ‘담금질’이라는 과정을 통해 삶이 우리에게 더 큰 것을 주려 하고 있으며 고통과 슬픔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인생이란 양지 쪽을 걷는가 하면, 때로는 음지 쪽도 걸어야 하는 여행.”

우리는 일정한 양의 행복이나 불행을 할당받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기쁨의 순간이 지나면 슬픔이 찾아오고, 슬픔의 시간이 지나면 기쁨이 찾아온다는 삶의 속성만큼은 분명하다. 슬픔이 있기에 기쁨이 있음을 알고, 기쁨이 있기에 슬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불행은 삶의 행복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햇빛이 좋은 날에도 우리는 궂은 날이 곧 오리라는 것을 안다. 장마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맑게 갠 하늘이 얼굴을 드러내리라는 기다림을 갖는다. 때때로 삶은 우리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삶이 지닌 양면성은 축복이다. 이 양면성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준다. 한 고개를 넘으면 다시 다음 고개가 기다린다. 인생은 정상에 다다를 수 없는 산행이다. 다음 고개에서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오를 뿐이다.

삶은 그저 삶일 뿐

“그만두고 싶을 때, 딱 한 걸음만 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고난과 역경이 우리를 주저앉히더라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한다. 가장 약할 때 내딛는 한 걸음이 가장 맹렬한 폭풍보다도 강하며, 그 속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가 드러나는 것이다. 인생에는 성공도 실패도 없다. 삶은 그저 삶일 뿐이다. 우리를 만들어가는 것은 매순간 살아가는 동안의 선택이며, 훌륭한 삶을 살아낸 이들의 삶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큰 의미를 지닌다. 그것이 고난 속에서도 생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