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딘은 탐험가답게 기록에 관해서도 철저했다. 측량 등의 탐험 기록은 물론 자신에 대한 세계 각국의 언론 소개 기사들도 빠짐없이 스크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겨레21>이 입수한 그의 우리나라 방문 당시 사진과 유품 등 관련 자료들은 대부분 스톡홀름 국립민족학박물관에 소장된 컬렉션으로, 생전 자신의 활동을 기록하고 담는 데 철저했던 헤딘의 면모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찍은 사진은 일본 정계 군부 고관들과 찍은 것, 다른 서구 외교관들과 찍은 것으로 나뉘는데, 건장한 장년기 면모를 보여준다. 이토 통감을 비롯해 당시 쟁쟁한 조선 내 일본 군부와 정·재계 관계자들이 상당수 등장한다. 구미 외교관들과의 기념사진은 러시아 공사관에서 찍은 것만 전해진다. 이민족의 생활에 관심이 많았던 헤딘은 조선 방문 당시 한국인들과도 사진을 다수 찍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해지는 것은 없다. 유품들과 탐험 당시 장비들은 스톡홀름 민족학박물관 소장품인데, 박물관 쪽은 한국이 원한다면 언제든 대여전시가 가능하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민병훈 청주박물관장은 전했다.

△ 미국 총영사 토머스 새몬스가 차린 저녁만찬장에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와 헤딘의 모습. 왼쪽 끝에서 세 번째 옆얼굴을 보인 이가 헤딘, 다섯 번째는 새몬스 영사. 오른쪽 끝에서 다섯번째는 수염을 기른 이토통감,세번째는 2대통감인 소네 자작.(스웨덴국립민족학박물관)

△ 대한제국 황실이 헤딘에게 수여한 훈장인 팔괘장. 현재 스톡홀름 궁전의 왕실 군무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사진/ 스테판 로젠)

△ 헤딘이 내몽골 지역을 탐험하면서 수집한 티베트풍의 불상.(사진/ 스웨덴 국립민족학박물관·민병훈 국립청주박물관장)

△ 한국 방문 당시 헤딘이 서울 정동 러시아 영사관 정문 앞에서 실크햇을 쓰고 찍은 기념사진.(사진/ 스웨덴 국립민족학박물관·민병훈)

△ 헤딘의 한국 방문 관련 사료를 모아 국내 학계에 공개한 한국학자 스테판 로젠(오른쪽)과 하칸 발퀴스트 국립민족학박물관 학예실장. 발퀴스트는 박물관 내 헤딘 컬렉션의 관리 책임자다.(사진/ 민병훈)

△ 헤딘의 사진 컬렉션 안에 담긴 사진들. 나치 독일의 공군 총수 괴링과 만나는 헤딘의 모습이 보인다. 컬렉션의 사진 1만5천여 장은 아직 온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사진/ 민병훈 제공)

△ 헤딘이 실크로드 탐험 때 썼던 나침반 등의 측량 장비들. 헤딘 컬렉션의 일부로 다른 탐험 장비들과 함께 보존되어 있다.(사진/ 민병훈)

△ 말년에 자신의 집무실에서 집필 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헤딘.(사진/ 민병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