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의 ‘국민의 뜻대로’ 발언에 나오게 된 박사모 ‘diamond’
▣ 최성진 기자csj@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

△ 박사모 회원‘diamond’
|
‘분명 나와 있겠다고 했는데….’
서울 청계광장을 두 바퀴 돌아본 뒤 시청앞 서울광장까지 꼼꼼히 살폈지만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지금 어디 계신 겁니까?” “아, 저희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덕수궁 대한문 옆에 있습니다.” 박사모 아이디 ‘diamond’(48)를 비롯한 50여 명의 박사모 회원들이 길 건너편에 모여 있었다. diamond는 박사모 열혈 회원 가운데 한 명으로 현직 종합병원 의사다. 그의 머리 위로 ‘FTA 수입쇠고기 재협상하라’라고 적힌 펼침막이 펄럭였다.
6월3일 오후에 시작된 촛불집회에는 박사모도 참여했다. 사실 박사모 내부에서는 촛불집회 참여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실정과 부실한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지만, 시민들과 야당 중심으로 이뤄지는 집회에 자신들이 가세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박사모가 촛불집회에 나선 결정적 계기는 역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이었다. diamond는 “박 대표께서도 우리에게 ‘국민의 뜻대로 해라’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나서게 된 것”이라며 “사실 오늘이 박사모 차원의 첫 집회이지만 이전에도 개인 자격으로는 4번 정도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diamond는 또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마치 ‘좌빨’(좌파 빨갱이)의 선동으로 모인 것처럼 말하는데 박사모가 가세함으로써 이같은 주장도 설득력을 잃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저녁 7시부터 서울광장 건너편에서 집회를 연 박사모 회원들은 8시30분께 광장으로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