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끌고 나온 김동희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

△ 김동희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
6월3일 서울시청 앞 광장. 발이 아니라 전동휠체어로 잔디를 딛고 선 촛불 몇 개가 조용히 밤하늘로 타올랐다. 그 가운데 하나가 김동희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의 손에 들려 있었다. 김 소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만은 장애인이 직접 나서 꼭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지하철을 타고 7번째로 촛불집회에 참석한 길이다.
“광우병 쇠고기가 수입되면 10∼20년 뒤 (인간 광우병에 걸린) 지적 장애인을 양산할 가능성이 있죠.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회원들과 함께 나왔어요.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뒤 수돗물값, 전기세가 많이 뛰었다죠. 특수 장애인이나 욕창 환자 장애인에게 물과 전기는 생명과도 같은 거예요. 또 지금 장애인은 의료보험에서 80%를 보장받고 있는데, 공공의료가 무너지면 멀지 않은 미래에 집 밖으로 나와야 할지도 몰라요. 우리 장애인과 저소득층 사람들이 특히 국가의 감언이설에 속지 말고 촛불집회에 적극 참가해 막아내야죠.”
사회적 안전망의 확충 없이 경제활동의 자유만 확대될 때 직접적 피해는 사회적 약자들의 문을 가장 먼저 두드리는 법. 김 소장이 단결을 촉구하는 까닭이다. 그는 정부 당국자들을 향해 이런 말을 했다. “아이들이 하지 말란 일을 더 하면 매로 다스릴 수밖에 없다. 국민이 하지 말라는데도 계속 강행하면 우리는 매를 들어서라도 가르쳐야 한다.”
광우병 걸릴 확률은 로또 당첨금 찾고 나오다 벼락 맞을 확률과 같다고? 그래도 매주 로또 맞는 사람은 나오고 있고, 확률이 낮은 것과 아예 없는 것은 천양지차라는 게 김 소장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