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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1997년03월27일 제 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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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리도 열화우라늄을 갖고 있다." 일본과 달리 한국은 미군기지 안에 있는 특수무기의 이동과 배치 등에 관한 통제권이 없어 유사시 대처할 수 없다.)
걸프전 이후 방사능 오염 등 후유증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미군의 열 화우라늄탄이 주한미군에도 배치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 한겨레21'이 주한미군쪽에 이 문제를 공식질의함으로써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오키나와 주둔 주일미군이 훈련중 다량의 열화우 라늄탄을 오발사격한 사실이 1년이나 지난 뒤 밝혀져 일본열도가 방사능 오염과 미-일 안보체제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주한미군은 지난 3월3일 열화우라늄탄 보유실태와 안전성을 묻는 `한겨레 21'의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 혔다. 특히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 적대행위가 발생했을 때 사용하기 위한 전시대비 탄약저장”이라고 보유 목적을 밝히고 있어 걸프전에서 이 라크군을 상대로 사용했던 것처럼 한반도에서도 유사시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주한미군은 그러나 주일미군과는 달리 아직까지 사격훈련 과정에서는 한 번도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한 적이 없으며 현재 적절하게 훈련된 사람들에 의해 안전한 탄약저장시설에 저장돼 있어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 장했다. 미군쪽은 특히 일반인들의 우려와는 달리 열화우라늄탄은 아주 낮은 수준의 방사능을 내뿜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반박도 만만찮다. 녹색연합 석광훈 간사는“운송도중 사고나 일본 과 똑같은 오발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장기 보관에 따라 저장소 자체가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 타냈다.
언론인 출신으로 국제문제에 정통한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는“걸프전에 서 이미 사용됐고 최근 오키나와에서도 오발사고가 일어났듯이 우리에게 도 언제든 그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그들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 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오키나와에서 일본 정부 와 실태 조사에 동의했듯이 우리나라에서도 보유실태와 안전성에 대한 한 -미간 공동조사가 마땅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근본적인 문 제 제기도 있다.
이장희 교수(외대 법학과)는 “미군 시설과 기지 안에 특수 무기반입에 대한 통제권이나 조사권을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있는 현행 한미행정협정 에 대한 개정이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행정협정 제 3조 1항은 ‘합중국은 시설과 구역안에서 이러한 구역의 설정, 운영, 경호, 및 관리 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 교수 는 “그러나 일본의 경우 기지 안에 있는 미군의 특수무기의 이동과 배치 등에 관한 통제권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한겨레21'의 질의에 대한 주한미군 공보실 짐 콜스 대변인의 답 변내용이다.
-최근 오키나와 주둔 주일미군이 사격훈련 과정에서 열화우라늄탄을 오발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주한미군도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하고 있는가.
=보유하고 있다.
-어디에, 무슨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가.
=열화우라늄탄 보유에 적절한 것으로 판명된 안전한 탄약저장시설에 저장 돼 있다. 그리고 이것은 한반도에서 적대행위가 발생했을 때만 사용하기 위한 전시대비 탄약저장이다. 이런 고체(비폭발성)철갑 관통용 무기들은 중무장한 장갑차량과 고정시설, 강화진지(Reinforced Positions)를 파괴 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열화우라늄탄은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방사능 오염 등 안전사고 의 위험이 지적되기도 하는데.
=저준위 방사능을 내뿜는 합성물질인 열화우라늄은 초농축된 납형태를 띠 고 있다. 탱크 등 장갑차량의 철판을 뚫는 철갑소이탄으로 사용하기에 이 상적인 금속인 열화우라늄은 매우 적은 양의 방사성 물질을 내뿜는다. 그 리고 적절한 훈련과 장비를 갖춘 사람들이 안전하게 다룰 수 있다. 그렇 지만 이론상으로는 적절히 다루지 않을 경우 건강을 위협하는 잠재적 위 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런 잠재적인 위험에 대비한 안전예 방조처로 열화우라늄탄의 제작, 운송, 저장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의해 통제되며 이 위원회에서 인정하는 적법한 면허를 소유한 사람에게만 그런 작업이 허용된다.
주한미군은 미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면허(허가번호: SUC-1380)를 받아 열화우라늄탄의 제작과 수송, 저장과 사용 권한을 획득했다. 그리고 이 면허는 실제 적대행위가 발생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어떤 경우에도 열화우 라늄탄을 사용할 수 없도록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오키나와 미군의 경우처럼 사격훈련 과정에서 오발사격 등 실제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가.
=없다. 이미 설명한 것처럼 열화우라늄탄 사용은 실질적인 적대행위가 발 생했을때를 제외하고는 허용되지 않는다. 한국전 휴전 뒤 우리는 열화우 라늄탄보다 농축도가 적고 방사능을 방출하지 않는 물질로 만든 폭발성 탄두와 비폭발성 철갑 관통탄을 주요 무기체계로 한 사격훈련을 실시해왔 다.
-미군은 걸프전에서 실제로 이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 느 정도 양을 어떻게 사용했는가.
=90~91년 걸프전에서 일어난 일은 주한미군의 권한 밖의 일이다.
-걸프전에 참여한 미군 병사들이 호소하고 있는 이른바 ‘걸프전 증후군 ’의 주범이 열화우라늄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지금까지)연구결과는 열화우라늄탄에 맞은 전차들이 특별히 위험하지 않으며, 잔여 방사능량도 건강을 해치거나 위협이 될 수 있는 수준 이하 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걸프전 당시 이라크군 전차로 오인돼 열화우라늄탄을 맞은 미군 전차를 위험물로 분류해 엄중히 보관하고 있다 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은 아주 잘못 알려진 것이다. 과학적인 지식 체계상 그런 행동이나 분류를 정당화할 만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런 조처는 취해지지 않았다. 이론상으로 열화우라늄탄에서 방출되는 정도의 저준위 방사능에 의해 인 간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방사능 물질을 섭취하는 것 이다. 이렇게 방사능 물질을 섭취할 수 있는 최적의 가능성은 우라늄탄에 의해 탱크 철판이 증발되는 충돌 순간에 생겨난다.
그러나 이런 충돌이 진행되는 범위 안에 있는 사람은 누구든 열화우라늄 탄의 방사능 물질보다는 충돌 순간에 발생하는 열과 폭풍효과에 의해 부 상이나 죽음에 이르는 중대한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또 열화우라늄탄이 사용된 전쟁터에서 검출된 것과 비슷한 양의 방사능 물질을 섭취했을 경 우 오랜 잠복기를 거쳐 질병이 발생하거나 건강상의 위험이 나타난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연구조사 결과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피폭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신승근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