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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리포트 |
1997년03월27일 제 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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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성애와 모성애는 타고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최근 영국에서는 `아빠가 되는 경험'이라는 책이 부성애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아빠가 되는 경험'은 `에스콰이어' 편집자인 피터 호워스와 20명 의 ‘전업아빠’들이 ‘아빠 복음주의’를 선전한 책이다. 아빠 복음주의 자들은 부성도 모성만큼 강하다는 점을 자식에 대한 실천적 사랑으로 증 명해 보이겠다는 주장을 가진 신세대 아빠들이다. 이들은 물에 손을 담그 고 궂은 일도 마다지 않으며 아이들과 함께 뒹굴며 놀아주고 얘기를 들어 주는 등 엄마만큼이나 아이의 양육에 몸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을 행동강 령으로 삼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빠 복음주의를 비판적으로 본다. 아빠 복음주의를 아직까지 신세대 아빠가 ‘진보성’을 과시하는 하나의 선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다. 이들이 사회활동을 하는 엄마를 대신해 자녀 양육에 많은 노력을 쏟 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여가 활동이나 취미 정도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 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여권신장론자들은 이 새로운 추세에 두손 들어 환영해 마지 않는 다. 여권운동가들은 우선 수십년 동안 여권신장 차원에서 모성의 진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책을 내고 목청을 높여 왔지만 남성 중심의 사회에 의해 모조리 묵살돼 왔음을 지적한다. 그런데 아빠 복음주 의자처럼 남자들이 ‘전업 아빠’ 노릇을 해보면 남성 스스로 부성이 무 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점은 ‘아빠 지상주의’야 말로 ‘모성애가 자연적인 본성’이 아니라 사회의 관행에 의해 형성된 것임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들은 아빠도 아이 를 목욕시키고 재우고 젖병을 물리다 보면 ‘부성도 타고날 수 있다’는 느낌을 확실히 가지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런던=권은정 통신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