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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1997년03월27일 제 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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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 대통령의 적극적인 배려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은 신한국당 당3역(왼쪽부터 박희태 원내총무, 이대표, 박관용 사무총장, 김중위 정책위의장).)
신한국당의 한 민정계 중진의원은 3월15일 단행된 주요 당직개편에 대해 한마디로 “날개를 단 ‘대쪽’에 강력한 최신 DOHC 엔진까지 첨부한 격 ”이라고 평했다.
박관용 사무총장, 김중위 정책위의장, 박희태 원내총무로 구성된 당 3역 은 개개인의 능력과 자질로 보나 팀워크 면에서 보나 신한국당 출범 이후 최고의 라인업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부산 출신 의 5선 박 총장이나 서울의 4선의원인 김 정책위의장, 경남의 3선의원인 박 총무는 각각 민주계와 민정계 출신이지만 세명 모두 원만하고 합리적 인 성품으로 계파색이 별로 없는 화합형 인물들이다. 특히 ‘이회창호’ 를 끌고 갈 항해사인 사무총장에 박관용 의원을 기용한 것은 ‘선주’인 김 대통령이 선장인 이회창 대표를 얼마만큼 배려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박 총장, 평소 ‘이회창 대세론’에 동의
박 총장은 문민정부 초대 총장이었던 최형우 의원을 비롯해 황명수, 김덕 룡, 문정수, 강삼재 의원 등 역대 총장들과는 정치적인 의미가 다르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골수 민주계를 대표했던 역대 총장들의 최대 임무는 청와대의 뜻을 받들어 고용 당대표를 견제하고 컨트롤하는 것이었 다. 그래서 늘 총장이 대표를 ‘모신다’고 하면서도 모든 정보와 결정은 총장을 통해 이뤄지는 ‘핫바지 대표’가 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박 총장은 일단 ‘패거리 의식’이 약한 후발 민주계인 데다가 이 대표와의 관계도 좋다. 전직 장차관들 모임인 ‘마포포럼’을 이끌면서도 당시 이회창 고문을 몇차례 초청해 우의를 다졌으며, 평소 차기 문제와 관련해 ‘이회창 대세론’에 동의해왔다.
따라서 김 대통령이 골수 민주계들이 내막적으로 지원한 서석재 의원 대 신에 이러한 박관용 의원을 총장에 발탁한 것은 이 대표를 견제하기보다 는 최대한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대표와 정치적 연대설이 나돌았던 김윤환 고문의 허주계에 속하 는 김중위 의원과 박희태 의원을 정책위의장과 원내총무에 기용한 것도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후속 조치의 일환인 셈이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해 “김 대통령이 고민하고 배려한 흔적이 많이 엿보인다”며 “앞으로 일반의 예상과 달리 청와대쪽과 호흡을 잘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골수 민주계에 속하는 한 3선의원도 “김 대통 령이 난국돌파를 위해 이 대표를 일단 적극 지원하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 “그러나 민주계의 앞날은 더욱 암담하게 됐다”고 한숨지었다.
‘이회창호’가 이처럼 선주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최선의 장비를 갖춰 닻을 올렸지만 바닷바람은 아직 거세고 차다. 역풍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
한보 국정조사특위와 김현철씨 처리 문제 그리고 경제난 등 산적한 과제 들이 가로놓여 있다. 하나같이 국민들의 기대는 높지만 해법은 쉽지 않은 것들이다.
또 당 내부에도 문제가 여전하다. 이한동 고문과 박찬종 고문 등 경쟁자 들의 반발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최대의 지분을 갖고 있는 집 권 민주계의 충격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회창 호’의 좌초를 바라는 사람들
이 고문은 내각제를 고리로 ‘여차하면 다른 배에 옮겨타겠다’며 ‘이회 창호’의 순항을 위협하고 있으며, 박 고문과 민주계의 단일후보가 된 김 덕룡 의원도 각각 실력배양을 하면서 은근히 이 대표의 좌초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골수 민주계는 계파 존속여부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심지어 “김 대통령의 이익과 민주계의 이익이 이제 일치하지 않는다”는 선언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이들 분노한 경쟁자들과 우왕좌왕하는 다수파를 달래 노를 함께 젓도록 할 의무와 책임도 이제 김 대통령이 아니라 이 대표에게 맡겨졌다. 이 과 업을 성공하면 여권의 차기 후보는 ‘따논 당상’이나 마찬가지겠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이 대표의 대권 전선에는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결국 이 대표 자신의 정치력에 그의 정치적 미래가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종철 기자/ 한겨레 정치부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