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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 |
1997년03월27일 제 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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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은 저에겐 너무나도 큰 일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이 돌봐주신다면, 그리고 마더 테레사와 여러분들이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다면 저는 이 위 대한 임무를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마리아 니르말라(63) 수녀의 목소리는 떨렸다. 노령과 건강악화로 은퇴하 는 테레사(86) 수녀의 뒤를 이어` ‘사랑의 선교회’를 이끌게 된 소감을 밝히는 자리였다. 지난 47년 동안 지극한 사랑의 실천으로 세상의 모든 이들을 겸허하게 만들었던 테레사 수녀의 빛이 부담스러운 듯했다.
그러나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런 태도에서 겸손을 느낀다. 그는 “부드러 운 말씨 속에 강인함이 숨겨진 사람”으로 통한다. 테레사 수녀도 “니르 말라 자매는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선교회를 이끌 수장에 뽑혔으며, 제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고 추켜올린다.
산스크리트어로 ‘순결’을 뜻하는 니르말라라는 영세명의 그는 인도 서 부의 푸나 출신으로 대학에선 법률을 전공했다. 한때 독실한 힌두교 신자 였으나 천주교로 개종했다. 그동안 선교회의 미국·유럽지부를 관장했고, 지난 79년부터는 캘커타에서 수녀들의 묵상을 지도했다. 따뜻한 미소로 묵묵히 테레사 수녀를 도왔다. 사람들은 그런 그가 테레사 수녀의 빈자리 를 하루빨리 메워주기를 기대한다. 기금 모으기도 예전같지 않고, 선교회 를 찾는 이들도 차츰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선교회의 정신적 지주였던 테레사 수녀 역시 사랑의 실천을 계속할 생각 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심장질환 등으로 몇차례나 생명의 위기를 맞았던 테레사 수녀는 최근 “미국에 가서 에이즈 환자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랑엔 은퇴가 없습니다. 숨이 멎을 때까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할 것입니다.”
이태희 기자/ 한겨레 국제부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