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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1997년03월27일 제 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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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포포바 스베틀라나. 나이 스물하나. 직업 학생. 국적 러시아. 거주 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베스뚜제바 15-15. 여권번호 99 NO1031927.
스베틀라나의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를 조사한 경찰의 보고서는 이렇 게 시작한다. 스베틀라나는 지난해 10월 매춘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돼, 강제추방당한 러시아 여성이다. 그의 구속은 우리나라에도 이른바 ‘러시 아 인터걸’의 손길이 뻗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신호탄이었다. 러시아 여 성이 매춘혐의로 구속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스베틀라나는 블라디보스토크의 네버거우대 법학과 학생이었다. 한국에 가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관광비자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같이 입국한 쟈로보스카야 엘레나(21)는 학생이었고, 트로스 조야(22)는 4살짜리 아이를 가진 이혼녀였다.
처음엔 보따리장수를 가장했다. 서울 동대문 근처 속칭 러시아거리에 자 리를 잡았다. 밤이면 화려한 옷을 입고, 거리를 배회했다.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그는 쉽게 눈에 띄었다. 한국 남성들이 유혹의 손길을 뻗쳤다. 자연스럽게 흥정이 이뤄졌다. 한번에 25만~30만원을 벌 수 있었다. 그가 상대한 한국 남성들은 가구제조업자를 비롯해 부동산중개업자, 회사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그의 매춘행각은 우리나라에 진출한 인터걸의 초기단계에 해당한다. 입국 에서 매춘까지 독립된 형태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이제는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러시아 여성의 매춘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인터걸의 활동이 조직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들의 매춘에 한국과 러시아의 범죄조직이 개입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들의 매춘은 지극히 은밀하게 이뤄진다. 도시 유흥가 밀집지역에 아지 트를 마련해두고 철저한 점조직으로 운영된다. 경찰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강남과 이태원 등지 가 이들의 주요한 활동구역으로 꼽힐 뿐이다. 경찰은 앞으로 한국인끼리 의 매춘보다는 인터걸로 대표되는 국제매춘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 다고 내다본다.
유강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