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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1997년03월27일 제 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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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댄서 레이야(24)는 원래 산페드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했다. 아르바이트로 일본인이 운영하는 가라오케에서 일하다, 더 많은 돈을 벌 기 위해 한국땅을 밟았다. 처음엔 일본으로 가고 싶었다고 한다. 비자를 신청했으나 나오지 않았다. 마침 인력송출업체에서 한국에서 일할 댄서를 구한다기에 서류를 내 통과했다.
-학업을 포기한 건가.
=가난을 벗어나는 게 더 급했다. 어머니도 외국에서 파출부로 일하신다. 인도, 영국 등지에서 일하셨다. 얼굴을 못 본 지 꽤 됐다. 아버지는 농장 에서 일하신다. 지금으로선 돈을 모으는 게 먼저다.
-한국에선 얼마나 버나.
=대부분의 필리핀 댄서와 같다. 매달 5백50달러를 받아 3백달러를 송금한 다. 인력송출업체에 다달이 주는 수수료를 빼면 손에 쥐는 건 1백달러 남 짓이다. 술자리에서 받는 팁이 생활을 하는 데 보탬이 된다. 하지만 한국 물가가 비싸 조금만 방심하면 금방 주머니가 빈다.
- 일은 어떻게 하나.
= 평일엔 저녁 9시30분과 10시50분 두 차례 무대에 선다. 주말엔 자정이 넘어서도 한 차례 춤을 더 춘다. 처음에 한국에 와 춤을 못 춘다고 꾸중 을 많이 들었다. 할 수 없이 한국인 댄서에게서 춤을 배웠다. 춤을 춘 뒤 엔 술자리에서 미군들을 접대한다. 다음날 새벽 2시께면 일이 모두 끝난 다. 라면이나 빵 같은 걸 먹고 잔다. 아침 10시쯤 깨어나 빨래를 하거나 외출하기도 한다. 오후 6시면 다시 일을 시작한다.
-기지촌 생활은 어떤가.
=별다른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필리핀에도 기지촌이 있었다. 돈을 버는 직장이 있는 곳이란 생각이 전부다. 가끔 미군들이 짓궂게 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론 참을 만하다. 한국인들도 친절하다.
-앞으로 계획은.
=일본에 가고 싶다. 한국보다 돈 벌기가 쉽다고 들었다. 필리핀에서 돈을 벌기란 어렵다. 보통 일당이 5달러 정도다. 여기에 비하면 큰 차이가 난 다. 3~4년 고생해 고향에 아담한 집을 사고 싶다. 그때가 되면 다시 공부 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