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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 |
1997년03월20일 제 1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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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갓 나온 젊은이들이 창작 뮤지컬을 만들었다. 오는 3월26일 동숭 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이 뮤지컬의 제목은 ‘X라는 아이에 관한 임상학 적 보고서’. 대학에서 영화나 음악, 연극을 공부한 젊은이들이 뮤지컬을 만들어보자며 만든 프로젝트팀 ‘변주’의 첫 작품이다. ‘변주’의 기획 자 최도인(28)씨는 “음악으로 쓰는 유쾌한 실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
<보고서>는 여자인지 남자인지 비밀로 한 채 길러지는 ‘X’라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다. 애초 아이의 눈을 통해 어른들의 성편견을 비꼬는 10여쪽 짜리 콩트였다고 하는데, 2시간짜리 뮤지컬로 탈바꿈했다. 뮤지컬은 끊임 없이 X의 성을 밝히려는 어른들의 헛된 궁금증을 꼬집는다. “남성과 여 성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의 꿈 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한다.
<보고서>는 실험정신으로 가득 차 있다. 작가가 대본을 쓰면 작곡가가 곡 을 붙이는 기존방식과 달리 작가와 작곡가가 음악과 대본을 함께 써나갔 다. 여기에 갖가지 소품과 무대장치의 빠른 전환이 표현력을 강화한다. 제작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와 백서를 준비하는 것도 뮤지컬을 만 들려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이들의 색다른 시도다.
‘변주’의 젊은이들은 이를 위해 뮤지컬을 깊이 연구했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뮤지컬만을 골라 감상회를 열고, 미국과 유럽, 일본의 뮤지컬 극장과 단체를 탐방했다. 우리 뮤지컬에 대한 세미나도 개최했다. 최씨는 “음악과 춤과 연기가 어정쩡하게 뒤섞인 쇼뮤지컬에서 벗어나, 음악과 극이 긴밀하게 결합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번 공연이 뮤지컬에 다가가는 배움의 장이라고 여기는 이들은 공연이 끝나면 각자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흩어진다. 그들이 다시 모이는 날 더 멋진 뮤지컬이 나올것이다.
박민희 기자/ 한겨레 문화부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