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엽서
1997년03월20일 제 149호 한겨레21

한겨레21 147호를 말한다


김현철씨는 청문회에 서야 한다

커버스토리 “김현철을 청문회로!”는 현재의 난국을 바라보는 국민의 뜻 을 그대로 반영한 기사다. 검찰은 한보사태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요식 행위로 김현철씨를 고소인 형식으로 조사했을 뿐이다. 국민들의 의혹을 진정으로 해소하기보다는 의혹을 덮으려는 저의를 가졌다해도 지나친 말 은 아니다. 이런 불신을 씻고 국민 앞에 바로 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청문 회에 서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온갖 이권에 개입한 것을 밝히고 국민들에게 속죄하는 것이 그의 불행을 막는 길이라 는 걸 기억해야 한다. 문민정부의 마지막 성역으로 불린 김현철씨가 청문 회에 서겠다는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

김현수/ 서울시 관악구 신림8동 567-20


권력과 돈의 추악한 결탁 밝혀야

김현철씨 관련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대체 이 나라가 정상적인 체 계와 방향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대통령의 아들 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중요정책의 결정과정에 개입하고 고위공직자의 임 명에 인사결정권자 노릇을 했다니 참으로 한심할 뿐이다. 더구나 젊은 기 업가와 재벌2세를 중심으로 재계를 관리하고 있으며 한보철강 설비도입과 정까지 개입했다는 의혹 등은 그가 4년 동안 얼마나 군림하며 지냈는지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증거자료를 확실히 챙기고 김현철씨는 권력과 돈의 추악한 결탁을 밝혀야 마땅하다. 돈과 관련된 김 현철씨의 추문은 단지 개인의 치부욕에 머물지 않는다. 그 돈은 다음 정 권창출과 관련해 어떤 음모로 다가올지 모르는 것이다.

김태수/ 전남 목포시 상동 현대아파트 102-1201


나라를 뒤흔드는 검찰의 부실시공

‘검찰이여, 자존심을 원한다면…’을 읽으며 우리 시대의 검찰을 생각하 지 않을 수 없었다. ‘성역없는 수사’와 ‘지위고하 막론 엄벌’은 권력 형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듣는 말이다. 백화점이 무너지고 성수대교가 붕괴돼야 부실공사인가. 검찰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 것도 나라를 부 패하게 하는 부실시공이다. 수서사건과 12·12, 5·18은 부실공사였으며 한보사건은 아직도 검찰이 부실시공중이다. 껍데기만 벗겨놓고 알맹이의 환부를 도려내지 않은 검찰의 잣대에는 눈금도 없는 모양이다. 검찰이 임 명권자의 의지에 따라 일삼는 귀걸이 코걸이식의 이중잣대는 스스로의 위 상을 실추시키고 국민들의 불신을 받는 이유가 되고 있다. 검찰은 이제 정의의 파수꾼으로 정의사회를 이루는 토대가 되어야 한다.

장윤재/ 대구시 서구 내당4동 340 광명아파트 3-602


언론은 선거참여 유도해야 마땅

포커스의 ‘보궐선거 지역 민심기행’은 시의적절한 기사였지만 투표율을 낮추는데 한몫한 듯한 느낌이다. “살기 바쁜데 무슨 선거?”라는 식의 냉소적인 제목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결국 40 %대를 밑도는 투표율을 보여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염증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는 방송과 언론이 조장한 선거 분위기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책임의식을 내세우기보다는 선거판에서 등 돌린 민심을 내세우기에 혈안이 되었던 방송이다. 이런 분위기가 대선까 지 이어진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책임있는 언론과 방송이라면 투표권 행사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건강한 선거문화를 조성하는 게 마땅하지 않은 가.

김신영/ 강원도 원주시 학성동 사서함 133-1


재벌은 도대체 무엇을 바라고 있나

재벌들이 ‘어려운 경제를 감안해서’ 임원과 간부들의 임금을 동결하고 사원들의 임금인상률을 3% 이내로 동결할 것을 선언했다. 정부도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도대체 ‘3%’라는 근거는 어떻게 도출됐는지 궁금 하다. 그리고 과장 이상의 간부들의 임금을 동결하자는 주장도 이치에 맞 지 않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의 임금동결과 소폭인상에 뒷받침하는 물가억 제, 세금감면 등 정부의 보완책이 있기나 한지, 재벌 스스로는 노동자들 의 생존권 침해에 상응하는 자구노력을 준비했는지 묻고 싶다. 더군다나 사상 유례 없는 교육정책 실패로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의 자식을 둔 노동자들의 사교육비 지출은 기본적인 생활마저 위협하고 있다. 눈물도 말라버리고 남은 것이라고는 자신과 가족의 목숨밖에 없는 노동자들에게 뭘 더 바라고 있는가.

박정용/ 부산시 동래구 명륜1동 부국아파트 3-352·천리안 DRACHE


황장엽은 북한을 제대로 말하라

특별기고 ‘황장엽 망명, 통일을 연습하자’는 이삼열 교수의 제안이 가 슴 깊이 다가왔다. 그의 망명을 두고 안기부의 공작설, 북한 붕괴론 등 온갖 억측이 난무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황장엽 비서의 유연함과 너그 러움이 담긴 글을 보며 그의 망명이 통일을 위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 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합리적인 개혁론자로서 북한의 개방을 위 해 노력한 그의 또다른 선택이 흡수통일의 전략이 되는 것은 민족의 불행 이다. 그의 마지막 삶이 민족통일의 제단에 뿌려지기 위해서는 북한을 제 대로 말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판단은 국민이 하도록 맡겨두는 것이 더불어 사는 남북을 만드는 길이라 생각한다.

김유진/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2가 벽산아파트 103-1204


“나는 지금 서점으로 달려 가련다”

문화시대 ‘세기를 넘는 즐거운 책읽기’는 출판물의 홍수 속에 스스로와 세계를 고민할 화두를 제공하는 의미있는 책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지 금의 대학가 분위기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출세지향주의적이고 다분히 개인의 입신에만 주력하고 있는 현실이라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저런 핑계로 책읽기를 게을리하는 게 사실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을 자겠노 라고 당당히 공언하는 이들도 있다. 든사람, 난사람, 된사람 치고 책을 가까이 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한겨레21>에서 엄선해 추천한 40여권의 책들은 양심과 이성을 살찌울 수 있고 사고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 공해 주리라 믿는다. 지금이라도 주저하지 말고 서점을 찾아야겠다.

양용호/ 인천시 부평구 청천2동 236-65 성웅산호타운 116-401


동양 살피는 지성의 안목은 어디로

대학 신입생 시절을 수년 전에 끝낸 처지이지만 지성의 안목이 추천하는 신입생 필독서에 유감이 있다. 고전이 초장부터 정나미 떨어지게 만들 것 을 우려하여 피했다지만 이는 섣부른 진단일 뿐이라 생각한다. 세미 클래 식 10선은 제목부터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다. 거기에다 모두가 서양의 잣대로 세계를 재단하는 서구의 사회과학이론서들 일색이다. 동양의 사고 는 고리타분하고 수준이 낮다고 생각한 결과일까. 새내기로서 세상 돌아 가는 사정에 정통하기 위해서는 지성의 안목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조금 수준이 낮더라도 우리의 정신적 토 양이 되는 우리의 고전을 발굴해 소개해야 하는 것 아닌가.

김용우/ 서울시 송파구 풍납1동 133-25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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