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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1997년03월13일 제 1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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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캐나다 정부는 문제투성이 원전을 한국에 판매하려 하고 있다." 캔두형 원전의 문제를 고발한 캐나다 시민단체는 "속지말 것"을 한국 국민에게 촉구했다.)
삼중수소 누출과 기형가축 출생 등으로 말썽을 빚고 있는 캔두형 원전의 안전문제가 한국과 캐나다 시민단체 전문가들의 토론대에 올랐다. 녹색연 합 등 4개 환경단체는 2월27일부터 3일 동안 경주 상공회의소에서 캔두형 원전을 연구해온 캐나다쪽 전문가들과 함께 ‘캔두형 원자로의 결함과 월 성 핵발전소 문제에 대한 한국·캐나다 시민단체 세미나’를 가졌다.
캔두형 원전 “태아와 임산부에 치명적 피해”
가장 주목을 끈 것은 고든 에드워드 박사(핵을 책임지기 위한 캐나다 동 맹 대표)의 주장이었다. ‘캔두형 원자로의 치명적인 결함과 한국 국민들 에게 드리는 긴급메시지’를 통해 그는 “캔두형 원전들은 가동 10년이 지나면서 냉각 배관들이 아주 빠르게 부식되고 있으며, 캐나다에 있는 25 기의 캔두형 원전 가운데 22기를 소유·운영하고 있는 온타리오 하이드로 사조차 더이상 안전한 운영 조건을 유지할 수 없어, 이 가운데 3기를 가 동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것을 대체할 캔두형 원전의 추가 건설계획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이 기업은 핵발전 기술에 모든 재원을 탕진해 3백50억달러에 달하는 장기부채를 떠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는 결국 “캐나다 정부는 설계결함으로 인해 원전의 장기수명을 의심받고 있고, 경제적인 이득을 얻는 데도 실패한 문제투성이 원전을 한국에 판매 하려 하고 있다”며 “한국 국민은 속고 있다”고 ‘고발’했다.
캔두형 원전에 의한 삼중수소 피해도 강조됐다. 에드워드 박사는 “캔두 형 원전은 다른 상업용 원전보다 삼중수소가 훨씬 많이 발생해 태아와 임 산부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있으며, 퀘벡이나 온타리오, 인도의 캔두 형 원자로 부근에서 특별히 많은 사산과 기형아가 관찰된 사실이 이를 증 명한다”고 주장했다.
또 로잘리 버텔 박사(공중보건을 위한 국제연구소 소장)는 캔두형 원전의 문제점과 함께 현재 각국 정부가 규정하고 있는 방사능노출 허용기준이 사실은 주민들의 건강을 전혀 보호할 수 없는 허구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방사능 피폭기준은 건강을 보호하지 않는다’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원칙적으로 국제방사선방호협회(ICRP)가 현재 권고하고 있 는 방사능노출 허용치(원전업 종사자 2천밀리램, 일반인 1백밀리램)는 오 직 방사능에 의해 발생하는 치명적인 암만을 계산한 것으로 안전을 보장 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갑자기 방사능에 노출 되면 면역체계 파괴, 유산, 장애아 출산 등 광범위한 인체피해를 일으키 는 게 명백하지만 방사능 보호기준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브르스나 팩커링 원전 주 변에서는 방사능이 기준치를 넘어서지 않았지만, 다운증후군, 소아백혈병 , 기형가축 등 방사능 피해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이런 사실을 종합해볼 때 “한국 국민들 역시 캔두형 원자로 주변지역의 사람과 동물에게서 나타나는 건강상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 하기를 바란다”며“국제방사선방호협회에 의해 세워진 공식적인 기준에 제한받지 말고 스스로 방사능에 관한 기준을 정립하라”고 충고했다.
한국 적용 피폭 기준은 20년전 수치
한국쪽 발표자로 나선 서한태 박사(목포 환경과 건강연구소 이사장)는 “ 그나마 국제적으로 피폭한도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추세와는 달리 한국에 서는 20년 전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광범위한 피폭위험이 확인되자 국제방사선방호협회는 지난 90년 원전종사 자는 연간 2천밀리램, 일반인은 1백밀리램으로 피폭한도를 제한하는 국제 권고치를 마련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65년에 만들어진 종사자 5천밀리램, 일반인 5백밀리램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 박사는 이어 “ 한국의 원전종사자는 방사능에 강한 특수체질이라도 되냐”고 분노를 감 추지 못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지난 1월 월성지역에서 실시된 피해실태조사 결과(`한겨레21' 제146호 특집기사 참조)도 발표됐다. 세미나를 마친 뒤 월성 핵 발전소 주변 주민들과 삼중수소의 피해와 캔두형 원전에 관한 문제점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다른 캔두형처럼 냉각관의 균열과 부 식현상이 예견되는 경주 핵발전소를 즉각 폐쇄하라”는 성명서도 발표했 다.
하지만 2월28일로 예정돼 있던 월성 1, 2호기의 운영실태에 대한 캐나다 전문가들의 조사는 좌절됐다. “외국인이 보안이 요구되는 시설에 들어가 서는 안 된다”는 게 발전소쪽의 거부 이유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험 가동중인 2호기에서 27일 중수 18t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라 는 사실이 3월1일 밝혀졌다.
참석자들은 이번 세미나 성과를 최대한 확대하기로 했다. 월성 주민대책 위는 캐다다쪽 전문가들과 캔두형 원전의 피해실태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 기로 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다짐했다. 또 고든 에드워드 박사는 핵을 책 임지기 위한 캐나다 동맹의 인터넷 웹사이트에 한국의 원전 피해실태 등에 관한 정보를 한국에 제공하기로 했다. 캔두형 원전으로 함 께 고통받는 한국과 캐나다 국민들의 연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신승근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