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997년03월13일 제 148호 한겨레21

소각장은 다이옥신 공장

서울 노원구 상계동 쓰레기소각장이 결국 다이옥신에 발목이 잡혔다. 지 난 1월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간 4백t 규모의 소각장이 당초 주민들과 약속 했던 것보다 높은 농도의 다이옥신을 배출하자 주민들이 3월1일부터 쓰레 기 반입을 막고 나섰다.

서울시는 다이옥신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으로 소각장 가동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자 지난 96년 9월11일 주민대책위원회와 노원구 등 3자 공동으로 “상계동소각장 시험가동에 따른 임시협약안’을 쳬결해 다이옥신 배출농 도를 낮출 것을 약속했다. “시험가동중 다이옥신의 배출농도가 0.1ng/㎥ 을 넘을 경우 가동을 중단하고 보완공사를 해야 하며, 가동을 중단한 뒤 쓰레기는 서울시와 노원구청의 공동책임 아래 반출한다 ”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다이옥신 배출 농도를 측정한 결과 서울시가 의뢰한 독 일 GFA사는 0.161ng, 주민들이 의뢰한 미국 NCA사는 0.106ng이 각각 검출 되자 주민대책위는 당초 협약내용을 앞세워 소각장 가동을 중단할 것을 결정했다. 그러나 즉각적인 시행은 미뤘다. 서울시가 다이옥신을 줄이는 설비보강 공사를 하고, 공사기간 동안 김포매립지로 쓰레기 반입을 허용 하는 협약을 매립지대책위쪽과 체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지난 2월 한달간 가동중단 결정을 유보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아 주민들의 분노를 더욱 증폭시켰다. 실제적인 설비강화가 아니라 소각 과정에서 다이옥신을 다량으로 방출하는 염화비닐(PVC) 등을 제거한 쓰레기를 고온으로 소각하 는 방식으로 다이옥신 방출량을 줄이려는 미봉책만 써왔다. 또 김포매립 지쪽과도 성실한 교섭을 하지 않아 결국 김포매립지쪽은 소각장 가동이 중단되면 노원구의 쓰레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더욱이 당초 서울시의 약속 자체가 허점이 있었다는 데 주민들은 더 분노 하고 있다. 서울시가 상계소각장을 건설하면서 시공업체인 현대중공업과 다이옥신 농도 0.5ng을 ‘설계보증치’로, 0.1ng을 ‘설계기대치’로 계 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주민협약에서 약속한 0.1ng는 애당초 보장할 수 없 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번 검출결과는 아주 고온으로 소각을 실시하는 등 다이옥신이 가장 적게 검출되는 상황에서 시료를 채취한 것임에도 설계기대치를 전혀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은 주민들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결국 일상 적인 가동상황에서는 훨씬 누출량이 많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울시의회 우원식(생활환경위) 의원은 “목동소각장의 경우, 최적의 조 건에서 0.03ng이었던 다이옥신양이 국립환경연구원의 2차 측정결과 2.35n g으로 나타나 소각 조건에 따라 그 양이 8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말 했다. “결국 최적의 조건에서도 기대치조차 미치지 못한 상계소각장은 평상시에는 설계보증치인 0.5ng를 넘을 수밖에 없다”고 주민들이 분노하 는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이런 우려 때문에 1월 말로 예정된 준공허가도 한달째 미뤄지고 있다.

또다시 쓰레기 대란을 맞는 것인가. 소각장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마음은 분노와 함께 답답하기만 하다.

신승근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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