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997년03월13일 제 148호 한겨레21

기업들, 임금삭감에서 폭행까지 보복성 징계 잇따라

노동법 단일안 마련을 위한 정치권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 현장은 총파업과 관련한 사용자들의 ‘보복성 징계’로 얼룩지고 있다. 가장 흔히 눈에 띄는 것은‘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 파업 참여 노 동자를 압박하는 사례들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8일 올해 첫 정기 상 여금을 지급하면서 전체 노동자 4만7천여명 가운데 노동법 개정 반대 총 파업에 참여한 울산과 전주 공장 노동자 2만8천여명의 상여급을 평균 23% 정도 삭감했다. 따라서 파업 근로자들은 평균 상여금 1백만원 가운데 77 만원 정도밖에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현재 대우조선, 아 남산업, 대우캐리어, 효성중공업 등 전국 39개 사업장에서 이런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돼 파업참여 노동자들은 총 5백53억원의 임금손실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조 간부들에 대한 해고도 진행되고 있다. 대전성모병원의 경 우 “파업을 이유로 조합원들의 신변이나 임금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노사합의를 무시하고 지난 2월28일 노조위원장 등 노조간부 3명을 전격 해고시켰다. 현대중공업도 1천1백1명의 파업참여 조합원들에게 견책, 경 고 등 징계를 강행하면서 노조 조직실장을 해고했다.

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와 고소고발도 잇따르고 있다. 대우캐리어는 노조간부 22명에게 10억원을 물어내라며 법원에 소송을 내는 등 노동자 1 백69명과 신원보증인 26명에 대해 모두 36억1천8백만원의 손해배상을 청 구했고 효성중공업도 22명의 조합원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현재 전국 32개 사업장에서 2백50여명에 이르는 조합원들이 이런 식으로 법원에 고소고발된 상태다.

아예 폭력적인 방식으로 노조 와해를 시도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경기 도 반월공단 내 일본인 회사인 한국후꼬구는 지난 1월6일 파업 노동자들 을 폭행해 조합원 3명이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회사쪽은 또 “노조를 포기하라”며 한달 이상 조합원들을 회사 안 3층 사무실에 몰아넣고 출입을 통제하는가 하면, 지난 2월6일에는 조합원 6명을 해고하 고 9명을 정직시키는 등 중징계를 내렸다.

민주금속연맹 한석호 쟁의부장은 “총파업은 이 나라 민주주의와 노동자 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투쟁이었다”며 “탄압에 맞서 계속 싸 우겠다”고 말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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