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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
1997년03월13일 제 1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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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군기지는 오키나와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각종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오키나와 미구기지 안에 있는 표지판.)
지난 2월22일 오키나와 주요 일간지들은 캠프 즈케란의 배수관에서 안전 기준치의 7만배를 초과하는 농도의 폴리염화비페닐(PCB)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주요기사로 다뤘다. 이번 검출은 정기적인 환경조사로 드러난 것 이 아니라 기름유출사고가 계기가 되어 발각된 것이라 충격은 더 커지고 있다. 불안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은 “미군이 1977년 이 후에는 PCB 사용을 금지했다고 발표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라 며 반문하고 있다.
얼마전 오키나와 서쪽 무인도인 도리시마섬에서 1년전에 방사능물질을 포 함한 열화우라늄탄이 발사된 사실이 알려져 오키나와인들의 분노를 산 적 이 있다.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불거져 나온 이번 사건은 오키나와 에도 심각한 기지환경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드러내주는 것이었다. 온화하고 건조한 아열대기후로 천혜의 관광지인 오키나와도 미군기지에는 맥을 추지 못했다.
<한겨레21>은 지난해 12월(139호) 녹색연합과 함께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기지의 환경오염문제에 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문제 가 된 수질과 토양오염, 그리고 소음공해는 오키나와에서도 그대로 확인 할 수 있다.
먼저 공군기지 근처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소음공해는 한국과 다른 점 이 전혀 없었다. 공군기지 근처인 후텐마초등학교 학생들은 6년 가운데 1 학기는 소음 때문에 수업을 받지 못할 정도로 소음이 심하다는 통계 결과 를 가지고 있었다. 일본이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참다 못한 주민들이 집단적인 소송을 벌여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에가 있다는 사실이다. 지 난 95년에는 도쿄 근처 아쓰기 공군기지 근처 주민 92명이 낸 소음피해에 대한 배상청구소송에서 법원은 “국가가 인내범위를 넘는 소음피해에 대 해 1억여엔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 오키나와에서도 역시 승소한 경우가 있다. 가데나공항 근처 주민들이 낸 소송에서 법원은 배상 을 결정했다. 그러나 야간비행 금지를 요청한 주민들의 요구는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춘천, 군산, 평택, 대구의 공군기지 등은 모두 이런 소송을 통해 지금까지 받아온 소음의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곳에 해당한다.
그러나 일본 역시 일-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환경조사권이나 기지반환 시 원상회복 의무권을 부과하지는 못하고 있다. <기지와 환경문제>라는 책을 쓰고 오키나와 환경문제를 계속 추적해온 후구치고우 쇼우는 “미군 은 우리의 환경조사 요구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 기지가 철수한 필리핀이 나 현재 기지가 있는 일본, 한국 등에서 나타나는 환경문제는 기본적으로 같은 원인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에 대한 공동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 한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