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야기 |
1997년03월13일 제 148호
|
|---|
“드디어 왔구나 올 것이 왔구나/ 민족의 염원인 통일이 왔네/ 얼씨구절 씨구 신바람 난다/ 오마니 아버지 에미나이 머스매/ 모두 다 얼싸안고 노 래부른다.”
가수 전소연 (32)씨가 부르고 싶은 노래는 통일의 노래다. 그저 혼자 부르 고 싶은 게 아니어서, 제목이 `다함께 부르고 싶은 노래'다. 그래서 일부 러 타령조로 가락을 뽑았고, 노랫말도 사투리를 섞어 구수하게 만들었다. “통일이 되면 남한과 북한 모든 사람들이 즐겨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찾 고 싶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가락인 타령에 눈길이 쏠렸죠. 북한 사람들에게 랩이나 록은 낯설지 않겠어요.”
노래에는 현대적인 감각도 살아 있다. 콘트라베이스와 피아노, 드럼만으 로 맞춰가는 리듬은 춤곡을 떠올리게 한다. 반주에선 재즈의 냄새까지 난 다. 통일이 아무래도 젊은이들의 손으로 이루어질 것 같은 예감 때문에 살짝 배려했다고 한다. “반주는 모두 외국인들이 맡았습니다. 통일의 노 래라고 하니 그들도 무척 기뻐하더군요. 이 노래에서만큼은 세계가 우리 의 통일을 바라는 거죠.”
전씨는 스스로를 트로트 가수라고 부른다. 트로트를 좋아하고 잘 부른다. 그래서 대학과 국립문화학교에서 배운 작곡과 국악을 버렸다. 이따금 요 즘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트로트를 부르느냐는 말도 많이 듣는다. 그 래도 웃어 넘긴다. 그에게 트로트는 “가장 자연스러운 우리의 노래”이 기 때문이다. “노래가 사람의 심사를 담는 그릇이라면, 트로트만큼 널찍 하고 깊은 게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통일이 되면 트로트 가 다시 인기를 끌 테니 두고보라”고 장담한다.
그는 이른바 인기가수는 아니다. 텔레비전에서 자주 보이지도 않는다. 그 는 생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이 가벼운 술기운에 젖는 작은 무대에 서기를 좋아한다. 그저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라는 칭찬 듣기를 바란다. 거 기에 “다함께 부르는 통일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라는 소리가 얹히면 더할 나위 없겠단다. 통일의 노래는 지금 녹음작업이 한창이다.
유강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