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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
1997년03월13일 제 1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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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이 돌아온다. 14년 만에 본격활동을 선언하고 나선 록그룹 산울림 은 최근 13집 <무지개>를 내놓고 오는 3월13~16일 서울 종로5가 연강홀에 서 콘서트(문의: 02-708-5001)를 갖는다. 지난 3월1일 산울림의 맏형 김 창완(43)씨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에서 만났다.
-형제들이 다시 모이게 된 계기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암묵적인 합의가 도출됐다. 느닷없이 다시 모인 것 처럼 비춰지기도 하겠지만 매년 공연, 쇼프로 등에 종종 모습을 보이는 등 산울림은 항상 있어 왔다. 이번 공연장소로 소극장을 택한 것도 산울 림 공연이 한번의 해프닝, 사건처럼 비춰지지 않고 항상 옆에 있었던 존 재를 다시 한번 가볍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관객들에게 무얼 보여줄 건가.
=왕년의 인기(또는 후광)에 힘입을 생각은 없다. 데뷔하는 기분이다. 우 리가 77년에 파격이었듯이 97년 우린 또다른 파격을 선보이려 한다. 열광 적이냐 아니냐는 큰 의미가 없다.
-이번 앨범으로 10대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했는데.
=청춘일 때 청춘을 모르는 것도 청춘일 수 있다. 이번 앨범과 공연을 청 춘에 관한 해설서로 만들고 싶진 않다. 우리를 잘 아는 30~40대층만이 우 릴 찾는다면 그 자리엔 무모함도 갈등도 없는 편안함, 익숙함, 공감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10대들에게 다가가려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선 어떤 노래들을 들려주나.
=1집부터 이번 신보에 이르는 우리의 록 넘버다.
-최근 록음악이 젊은이들의 우상처럼 등장하면서 신중현, 산울림, 들국화 등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내려지고 이들이 한국 록의 기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나.
=영·미 팝이 퇴조하면서 록은 각국 언어로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7 0년대에 태어난 이들이 70년대 록을 즐겨 들으면서 그들만의 세대구분을 짓는 것 같다. 나름의 시대정신이랄까. 산울림 음악이 70년대 후반 출생 자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의아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산울림 음악의 특성을 설명하면.
=산울림 음악의 전반적 관심은 ‘인생’이다.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2집부터 지금까지 계속돼 왔다(1집엔 주제의식이 명료하지 않았다). 좀더 깊은 주제에 관해 젊은이들이 관심을 보이게 되면서 산울림 음악을 좋아 하게 된 것 같다. 또하나 산울림은 우리말 자체를 존중하고 사랑했다. 그 래서 노래말도 새벽이슬 같은 참신함을 지니려 애썼다. 언어의 차이가 상 당한 음악의 차이로 나타난다.
-지난 20년 동안 보람과 어려움이 있었다면.
=보람은 잠깐이고 힘든 거야 숨쉬는 것만큼 자주 있다. 가장 힘든 부분은 음,(눈을 감고) 진실되고자 하는, (…) 자기의 근본을 파괴하지 않고도 진실에 접근해 가기가 쉽지 않은, 뭐 이런 것들. 음악이 복잡한 사회구조 속에 ‘자유’롭지 못하다. 예술이 과거를 내포하고 미래를 밝히고 인생 자체를 풍요롭게 만들고, 사회적 카타르시스도 이뤄내고 이래야 하는데. 예술의 풍요로움이 다 배제되고, 산업화되고, 상품경쟁하게 만들고, 밀리 면 안 되니까 경향을 따지게 되고, 이러면서 본래 정신은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그런 정신을 훼손하지 않은 산울림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아닌 가.
=그럼에도 우리는 떳떳하지 못하다. 우리 스스로도 가책을 느끼지만 대중 도 반성해야 될 시기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예 를 들어 힙합 바지를 입는다면 왜 입는지. 자유를 느낀다면, 또는 질문자 에게 ‘왜 그런 걸 묻느냐’고 다시 되묻는다면 좋다. 하지만 아무 생각 이 없다면 곤란하다.
-마지막으로 우리 대중음악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방향을 제시하기 전에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 외부영향으로 부터 자유롭다는 얘기는 아니다. 세계음악을 자존심 있이( ‘없이’의 반 대말) 바라보느냐와 내팽개치느냐는 다르다. 가요뿐 아니라 대중문화 전 반에 관한 문제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태도와 마음가짐 . 대중가요는 우리말을 사랑하는 게 중요하다. 샹송가수들이 프랑스 언어 에 자존심을 가지기 때문에 독특한 색깔을 만들고 상품력도 창조해 나간 것 아니냐?
(그는 인터뷰 내내 예의 나직하고 정감어린 목소리를 유지했다. 머리는 텁수룩하게 헝클어진 채로).
권태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