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1997년03월13일 제 148호 한겨레21

유전공학 벤처에 투자하라

“유전공학 벤처기업에 투자하라.”

영국 로슬린연구소가 복제양을 만들었다는 보도가 나간 직후인 지난 2월2 4일 영국 주식투자가들의 발걸음은 바쁘게 움직였다. 이 복제기술을 곧 상업화할 것으로 알려진 영국 PPL제약회사의 주식은 이날 하루 만에 무려 15.7%포인트나 뛰었다. 다음날인 2월25일에도 6.32달러로 출발한 PPL제약 회사의 주식은 7.42달러에 폐장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둘째 날 높은 상승세에는 외국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한몫했던 것으로 알 려졌다.

주식투자자들이 눈길을 돌린 것은 PPL제약회사뿐만이 아니다. 다른 유전 공학 벤처기업도 복제양 ‘돌리’의 덕을 톡톡히 봤다. 한 예로 스코티스 바이오테크놀로지도 지난 2월24일 주식값이 15% 오른 데 이어, 25일 또다 시 17.4%포인트나 뛰었다.

영국 주식시장의 이런 발빠른 움직임은 이번 복제기술로 어떤 사람들이 돈방석에 오를지를 예측하게 해준다. 이는 유전공학 벤처기업이 앞으로 ‘화수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일반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다 .

이와 관련해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2월25일 유전공학 중 특히 어떤 분야의 어떤 기업이 이 ‘노다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분 석한 기사를 내놓았다. <저널>은 이번 복제양 기술로 특히 인간단백질 생 산사업, 동물장기의 인체이식 연구사업, 특수약품개발사업 등의 상업화가 크게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단백질 생산사업은 암치료에 필요한 인간 단백질을 염소나 양이 생 산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분야는 미국의 젠짐 트랜스제닉스와 PPL제약 회사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이 두 회사는 부분적으로 임상실험에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을 이용한 유전공학의 또다른 축은 돼지의 심장과 간을 인간에게 이 식하려는 노력들이다. 노바티스 AG(스위스)와 넥스트란(미국)이 선두를 달리는 이 분야는 돼지의 유전자에 인간유전자를 포함시키는 기술이 핵심 이다. 이런 방식으로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할 때 생기는 거부반응 을 없앤다는 것이다.

<저널>은 또 이 복제양 연구가 특수약품 연구도 혁명적으로 바꿔놓을 것 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새로운 약품은 대부분 실험실 동물로 독성 테스트를 한 뒤 인간 대상 임상실험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인간 유전자 를 포함한 동물로 이런 실험을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약품의 개발과 보급사이클이 훨씬 단축돼 개발회사들이 큰 이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복제양 기술이 비록 영국에서 제일 먼저 개발됐지만 가장 큰 수혜자는 미국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개발로 혜택을 보는 유전공학 회사가 유럽 전체에 7백개에 불과한 반면, 미국에는 1천3백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보근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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