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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대 |
1997년03월06일 제 1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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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잘 아는 듯하면서도 실상은 그렇지 못한 일들이 허다하다. 과학 도 그런 일 중 하나에 속할 게다. 과학에 대한 잘못된 두 가지 접근을 꼽 는다면 ‘사실’과 ‘환원’을 들 수 있다. 우선 과학은 사실보다는 그 사실을 다루는 방법에 더 큰 주안점을 둔다. 둘째 과학은 환원이 아니다. 쪼개고 나누어 그 속에 들어 있는 것을 찾아내고, 그를 통해 세상을 설명 하려는 방법을 우리는 고전과학적 접근이라 부른다. 그러나 오늘날의 과 학, 아니 시대를 막론한 과학의 본령은 이 세계를 조각을 통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조각들의 어우러짐을 통해’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런 어우러짐의 범위가 자연과학의 울타리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오 늘날의 지적조류는 개별분야들 사이의 활발한 교류와 적용, 나아가 자연 과학과 인문학의 넘나듦을 그 특징으로 삼고 있다. 아래에 소개한 책들은 그런 점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는 새삼 거론이 필요없는 현대의 고전이지 만, 실제로 그 내용을 올바로 이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오늘날 유명한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를 낳은 이 명저는 한 시대를 풍미하는 지배 적 과학이념의 형성과 발전, 그리고 소멸에 이르는 과정을 폭넓은 사회적 맥락에서 제기하면서 이후 자연과학은 물론 사회과학에까지 큰 영향을 미 쳤다.
스노우의 `두 문화'는 서구문명에서 자연과학과 인문학 사이에 가로놓인 심각한 괴리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이 문제는 문화적 변방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보다도 더 심각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의 과학적 정체성(Identity)을 찾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 이다.
이안 스튜어트의 `자연의 수학적 본성'은 수학이 이 세계의 본질을 해석 하고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언어임을 보여주는 양서이다. 대부분의 사람 들이 수학을 복잡한 방정식 정도로 생각하는 반면, 저자는 수학의 본질이 자연 속에서 나타나는 패턴을 찾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스티븐 제이 굴드의 `다윈 이후'는 다윈의 진화론과 그것이 미친 영향, 그리고 사회현상과 인간의 문제에 대한 진화론의 적용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굴드는 진화론을 연구하는 뛰어난 생물학자일 뿐 아니라 과학사 나 과학사회학적 접근에서도 폭넓은 시야를 갖춘 보기 드문 과학자이다. 다윈과 진화론, 자연선택설에 대한 굴드의 해석은 진화론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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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에서 인공생명까지' 미첼 월드롭 지음/김기식,박형규 옮김/범양사 미첼 월드롭의 `카오스에서 인공생명까지'는 최근 새로운 과학이론으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복잡성(Complexity)과학을 소개하는 입문서이다. 이 책의 원제는 ‘Complexity’이다. 복잡성의 과학은 아직 한마디로 정 의내리기 힘든 발생초기의 과학이지만, 지금까지의 환원주의적 접근을 지 양하고 단순한 계(系)들의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특성(창발성)을 통해 이 세계의 얼개를 설명하려는 야심적인 시도라는 면에서 관심을 끌 고 있다. 앞으로 이 복잡성의 과학은 물리학이나 자연과학뿐 아니라 경제 학이나 정치학 등의 사회과학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미국의 산타페연구소에서 물리학자, 노벨상을 수상 한 경제학자들, 수학자들, 컴퓨터과학자 등 인습을 거부하는 창조적 두뇌 들이 모여 어떻게 새로운 ‘과학’에 도전하는지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내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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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광/ 과학저술가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