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1997년03월06일 제 147호 한겨레21

`한겨레21' 145호를 말한다


`한겨레21'이 한보비리 밝혀라

커버스토리 ‘한보수사, 피라미만 잡힌다’에 유감이다. 정경유착에 의한 사상 최대의 비리로 기록될 한보사태에 국가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검찰 이 헛물만 켠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음에도 계속 검찰수사에 의지하 는 듯한 논조에 동의할 수 없다. 한보 주식의 조작 여부에 대해서도 미스 터리로 남겨서는 안 되는 일이다. 나라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 하는 언론이 되기 위해서는 좀더 깊이있는 취재로 검찰의 수사방향을 제 어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세간의 의혹 실체로 거론되는 대 통령의 아들에 대한 추적이 보이지 않았다. ‘몸체’와 한통속인 것으로 짐작되는 검사들의 수사 뒷이야기를 듣자고 `한겨레21'을 보는 것은 아니 다. `한겨레21'이 정신을 차리고 ‘한보비리’의 실체를 규명하길 바란다 .

이경중/ 서울시 관악구 신림8동 567-20


국민의 힘으로 심판해야 한다

문민정부의 총체적 부실을 증명한 한보사태가 정치인·은행장 몇 사람과 그룹 관계자를 구속하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 때마침 터진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망명은 여론을 호도하기에 충분했다. 애시당초 검찰수사에 신뢰를 가졌던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검찰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수사로 의혹의 ‘몸체’에게 면죄부를 준 것일까. 5조원이라는 엄청 난 돈을 주무르는 데 ‘몸체’가 없었다는 것을 과연 누가 믿을지…. 한 보사태는 이제 국민의 힘으로 수사하고 재판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국 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세력을 형성해 이런 황당한 대출비리와 수사관행을 뿌리뽑아야 하는 것이다.

안상민/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1동 167-20


이 시대의 양심은 어디로 갔나

만리재에서의 ‘양심선언 없는 문민시대’를 읽고 가슴이 아팠다. 검찰의 변죽만 울리는 수사로 한보사태에 대한 의혹이 갈수록 깊어만 가는 시기 에 양심선언은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낼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의인이 필 요한 것이다. 한보 대출과정에 대한 세세한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 으리라 믿는다. 권력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해 진실을 은폐시킨다면 법 의 심판은 면할지 모르지만 역사의 심판에서는 중죄인이 되고 말 것이다.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민중의 울분과 분노를 씻을 수 있도록 한다면 더이 상 바랄 것이 무엇이겠는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여는 길이 현재로선 양심 선언에 달려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구기성/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세종아파트 106-404


세상을 바꾸고 있는 민주노총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에 맞서 26일간의 총파업을 이끈 민주노총은 이 제 법외단체를 뛰어넘어 가장 영향력있는 단체로 다시 태어났다. 자본과 정치권에는 비수 같은 존재였으나 업종과 소득을 뛰어넘어 많은 근로계층 에게는 낭떠러지로 몰린 현실에서 어떤 것보다 든든한 동아줄 같은 것이 었다. 이번 총파업은 예전같은 성격도 아니었지만 민주노총 지도부와 노 조원들의 유연한 행동들이 파업으로 인한 경제손실과 불순세력의 망령에 서 국민들을 벗어나게 했다. 하지만 이런 노동계에 대항하는 자본과 정치 권의 자세는 어떤가. 과거 군사정권 때와 한치의 오차도 없었다. 국민들 은 말로만 부르짖는 신노사관계정립에 이젠 신물이 났다. 하루 빨리 대의 에 어긋나지 않는 제도로 노동자에게 힘을 실어주어 갈수록 어려워진 국 가경제를 살려나가야 하지 않는가.

박정용/ 부산시 동래구 명륜1동 부국아파트 3-352


우리 문화유산 자긍심 갖자

특집 1 ‘동양, 그 새로운 가능성’을 도덕·윤리를 지도하게 될 예비교 사로서 주의깊게 읽었다. 산업화·정보화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정신적 한 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동양의 정신을 배우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 런 일이다. 우리는 겉모습은 그야말로 화려하지만 내면은 다 썩어가는 양 상을 보이는 실정이다. 도덕·윤리 교과서를 서양철학 일색에서 동양철학 중심으로 개편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동양의 정신을 교 과서에 담는다 해도 학생들은 너무 서구적인 것에 익숙해져 있다. 이는 사회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정신문화유산을 소중히 여기며 자승 심을 갖고 계승·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장은영/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1가 593 효성아파트 410호


한국을 세계사의 주역으로

동양의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기사가 돋보였다. 오늘날 세계 각국 이 막강한 자본의 힘을 등에 업고 공멸을 자초할 ‘무한경쟁’의 경제전 쟁을 벌이고 있다. 현시점에서 도덕의 가치를 표방하는 동양의 사상이 미 래사회에서 환영받을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동양의 잣대로 세계를 바라보았을 때 우리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상품이 기술보다 그 나라 문화를 담아내고 있는 요즘에 문화유 산을 아끼고 계승하여 창조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는 유사 이 래 수준높은 문화생활을 누려왔을 뿐만 아니라 석굴암, 팔만대장경 등 세 계적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물놀이와 판소리, 탈춤 등은 품격높 은 예술로 인정받고 있다. 동양이 세계사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음을 우 리 힘으로 보여주었으면 한다.

전우철/ 부산시 부산진구 범전동 33-3 23/1


후손에게 무엇을 물려줄 건가

특집 ‘설날 화두, 현실을 벗긴다’ 가운데 묘지로 뒤덮이는 금수강산은 우려할 만한 현실을 담은 기사였다. 조상의 묘지를 제대로 모셔 선인의 덕을 기리고 후손의 영화를 기원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하지만 그 런 행위로 우리의 후손이 살아갈 공간을 침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유교 문화권인 일본은 화장률을 90% 이상으로 유도했고 대만은 선진국 수준의 장례풍습이 잘 보급되어 있다. 우리도 이젠 풍수리지에 근 거한 매장선호의 선입견을 버릴 때가 됐다. 이를 위해 묘지행정 공무원의 충원과 함께 무연고 묘지도 정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정서 로 볼 때 제도적으로 ‘시한부 매장제’등을 도입하기 어렵다 할지라도 적극적인 계도와 홍보를 통해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한국의 21세기를 이끌어갈 후손들에게 베풀 수 있는 조상된 도리라 생각한다.

오상철/ 서울시 관악구 신림9동 244-104(1층)


분단의 상처 치료제는 통일

포커스 ‘고향냄새라도 맡고 싶다’는 가슴 뭉클한 기사였다. 분단의 고 통이 민족의 가슴을 헤집어놓은 지 반세기가 넘었다. 아직도 북한에 대해 서는 ‘빨갱이’라는 식으로 매도하는 현실에서 인도적 차원의 흙반입 허 가 결정은 상큼한 감동이다. 더구나 북한 당국도 무상반출 결정을 내렸다 니 모처럼 남북한이 제대로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분단의 상 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보안법이 버티고 있고 안기부는 권한을 확대하려 갖은 수단을 다 모색하고 있다. ‘마음의 거리를 좁혀요’라는 광고 문구를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한 민족이라는 사실에서 통일의 절박성을 찾았다면 이젠 상처의 치료제로서 통일의 필요성을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윤정은/ 서울시 종록 필운동 12 배화여전 총학생회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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