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1997년03월06일 제 147호 한겨레21

조선족 돕는 따뜻한 전시회

지난 2월20일부터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21세기 한국미술의 표 상전- 아름다운 공룡들’(02-323-3708)은 여러 모로 예사롭지 않은 전시 회다. 동양화, 서양화, 판화, 도자기, 섬유공예, 조각 등 각 분야의 미술 작가 55명이 작품 7백여점을 내놓아, 일단 외형만으로도 국내에선 유례를 찾기 힘들다. 출품작의 작품성 또한 요즘 화단에서 인정받는 빼어난 수준 이다.

작가 도윤희(36·성신여대 강사)씨는 여기에 조선족을 도우려는 작가들의 따뜻한 동포애를 덧붙인다. 이번 전시회는 미술작가들이 마련한 조선족 돕기 행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작가들은 수익금의 일부를 조선족 돕기 에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는 아직도 조선족 문제를 보상이나 사법적 차 원에서만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가 예술의 차원에서도 민족의 동 질성을 확인하는 계기기 되기를 바랍니다.”

전시회는 애초 조선족 돕기와는 무관하게 지난해 5월부터 준비했다. 그러 던 중 조선족 사기피해 문제가 불거지면서 작가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공 감대가 형성됐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전시회 수익금 일부를 조선족 돕기에 내놓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이들의 조선족 돕기는 단순히 수익금 을 건네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작가들은 개막행사장에 조선족 25명을 초청해 자매결연을 하고, 앞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서로 의지하기로 약속했다. 도씨는 “개막행사 때 참가한 조선족들이 괜히 어색해하고 눈 치를 보는 듯해 가슴이 아팠다”고 말한다.

권태호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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