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1997년03월06일 제 147호 한겨레21

하늘다람쥐, 그 다음은…

최근 방영된 `교육방송' 자연다큐멘터리 ‘하늘다람쥐의 숲’을 본 시청 자들은 난생 처음 보는 하늘다람쥐의 귀여운 모습에 반했을 것이다. `교 육방송' 과학제작부 자연다큐멘터리팀 이연규 프로듀서. 충남 공주에서 자연을 벗삼아 어린시절을 보낸 그로서는 자연에 대한 사랑이 배인 작품 이었다. “비무장지대 생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찍다 잠깐 스쳐지나간 하늘다람쥐를 보고는 그 귀여운 모습에 혼을 빼앗기고 말았죠.”

그러나 막상 하늘다람쥐를 화면에 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료가 너무 없었어요. `한국동식물도감'에도 아주 짧게 적혀 있더군요. 경희대 원병오 교수에게 겨우 자문을 구할 수 있었는데, 원 교수도 60년대에 한 번 봤다는 겁니다. 참 막막하더군요.”

이씨와 네명의 제작팀은 하늘다람쥐를 찾아 나섰다. 잣을 좋아한다는 말 에 잣나무가 많은 경기도 가평 일대를 헤맸다. 소백산 줄기에서 하늘다람 쥐를 봤다는 사냥꾼의 말을 믿고 산속을 뒤지기도 했다. 그러기를 두 달 째. 그는 마침내 하늘다람쥐를 만났다. “소백산 벌목장에 밥을 얻어 먹 으러 갔다가 거기서 발견했죠. 저녁 무렵 잘려진 나무 밑둥 구멍에서 고 개를 쏙 내미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어이없게도 웃음이 나오더군요. ”

1년여에 걸친 촬영이 시작됐다. 그런데 어려움이 또 생겼다. 하늘다람쥐 는 포유류에선 드물게 야행성이었던 것이다. 결국 이번엔 올빼미 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면서 정이 들었다. “아주 온순한 동물이에요. 사람과 금 방 친해지고요. 촬영 중반쯤부턴 제 손바닥에 놓은 밤알을 먹으러 날아와 앉기 시작했죠.”

이씨는 다시 자연을 찾아 나선다. 한국인의 정서가 숨쉬는 느낌있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어서다. “언젠가 통일이 오면 백두산 일대의 자 연을 담은 작품을 찍고 싶습니다. ”

김상준/ 자유기고가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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