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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1997년03월06일 제 1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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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는 끝났지만….”
김현철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끝난 2월22일 여권의 한 관계자는 여전히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면죄부용’ 이라는 야권의 비난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과연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겠 는가가 고민”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렇다고 국회청문회라도 당당히 나서 정면돌파를 하자고도 할 입장이 아니다. 어느 쪽이든 현철씨 에 쏠리는 국민적 의혹이 쉽게 해소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여권 속성상 대통령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는데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대통령의 아들을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애로점도 있다. 여권 관계자들 은 다만 “검찰에서 이틀 동안 현철씨를 조사하는 등 대통령 아들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는 점을 국민들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는 ‘희망’ 이 고작이다.
결국 여권은 현철씨가 검찰조사를 자청하는 형식으로 받았지만 대국민 설 득에는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의 반응이 흥미롭다. 이 관계자는 최근 <한겨레2 1>이 현철씨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는 “보나 마나 청문회에 나서라는 것이 압도적이지 않느냐”며 정확하게 조사결과 를 맞췄다. 이는 자신들의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 결과라는 얘기처럼 들 리기도 했다. 한마디로 현철씨 ‘처리문제’가 여권으로서는 향후 정국운 영과 관련해 가장 ‘골치아픈’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공개적인 문제제기는 아니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나름대로 여 러 가지 ‘처리방향’이 제시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해외 유학안’이다. 이 안은 여권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현철씨의 정 치결별’ 모양새 갖추기로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철씨 측 근은 일단 이러한 안의 성사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 측근은 “과거에 해외 유학이 검토됐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자 칫 있지도 않은 잘못을 시인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는 지적에 따라 폐기된 안”이라고 전했다. 잘못하면 현철씨의 ‘해외망명’처럼 보일 수 도 있다는 우려다. 그러면서도 이 측근은 “현재로서는 어떤 가능성도 배 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또다른 안은 청문회를 통한 정면돌파다. 이는 야권이 현철씨를 한보사건 의 ‘몸체’라고 공격하고는 있지만 막상 이를 증명할 만한 증거를 확보 하지 못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야권의 공세에 예상치 못한 역공을 펼쳐 야권의 전열을 분산시킨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것도 채택 하기에는 너무나 위험부담이 많다는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알 려졌다. 사실여부를 떠나 야권의 공세가 현철씨로 집중될 경우 김 대통령 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진다는 얘기다. 야권이 정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정치적인 상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이다. 김 대통령의 향후 정국운영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 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도 채택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래저래 여권은 고민만 많지 해결책은 전혀 찾지 못하고 있는 형상이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보다 임기 뒤가 더 큰 문제”라고 걱정했다 . 여권의 속앓이 정도를 가늠케 해주는 대목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