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997년02월06일 제 144호 한겨레21

12월 대선을 가늠하는 보궐선거

(사진/두 아당이 단일후보를 냈던 노원구 지자체장 선거 지원유세. 야당은 DJP 공조로 두곳의 보궐선거 모두 승리로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노동계 총파업 사태가 일단 진정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여야의 관심이 서서 히 인천과 수원의 보궐선거쪽으로 쏠리고 있다. 15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지역은 인천 서구와 수원 장안구이다. 국민회의 조 철구 의원과 자민련 이병희 의원이 각각 지병으로 사망해 공석이 된 지역 들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특히 여느 때와는 달리 정치권뿐만이 아니라 전국적 관 심사가 되고 있다. 단순히 한두 지역의 국회의원을 추가로 선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는 12월 대선을 앞둔 전초전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 이다. 또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야권 공조에 대해 유권자들이 의원선거 를 통해 직접 검증하는 첫 무대이다. 나아가 최근 노동계 전면파업사태 이후 유권자들의 현 시국에 대한 인식과 정당선호도 등을 어느 정도 알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노총 국민회의에 조한천씨 강력 추천

여야는 이미 내부적으로 두 지역의 보궐선거에 나갈 후보를 사실상 확정 하는 등 본격적인 보선체제에 들어갔다. 특히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두 지 역의 기득권을 인정해 각각 인천 서구와 수원 장안지역에 애초 의원소속 정당이 후보를 내도록 하는 단일후보공천에 합의했다.

현재 인천 서구의 경우 신한국당에서는 현 지구당 위원장인 조영장 전 의 원이 나오는 것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국민회의는 조한천 한국노총 정책 본부장을 야권단일후보로 내정했다. 수원 장안의 경우도 신한국당에서는 역시 현 지구당 위원장인 이호정 전 의원이 나선다. 자민련은 서울 강남 을 지구당 위원장인 이태섭 전 의원을 야권단일후보로 내정했다. 민주당 도 유용근 전 의원을 후보로 내세우기로 했다.

신한국당은 두 지역 모두 지난해 4�11총선에 나왔다 떨어진 전직 의원 출 신의 현 지구당 위원장을 보궐선거 후보로 다시 내보냈다. 연고권과 현지 의 지명도를 상당히 고려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야권은 모두 두 지역에서 출마한 경험이 없는 인물들을 내세웠 다. 인천 서구의 조한천씨는 충남 태안 출신으로 인천고와 고려대 정외과 를 나온 노동전문가이다. 한국노총 박인상 위원장이 최근 직접 여의도 국 민회의당사로 김대중 총재를 찾아와‘노총 대표’로 조씨를 적극 추천하 는 등 한국노총의 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수원 장안의 경 우는 자민련 이태섭 부총재가 경기 화성 출신인 점과 과기처 장관 등을 역임한 화려한 경력이 반영돼 내정됐다.

여야는 이번 선거결과가 앞으로 대선뿐 아니라 정국 주도권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총력전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최근 날치기 처리로 야기된 노동계 파업사태 이후의 민심이반 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이번 선거를 활용하려 하고 있다. 나아가 두 지역에서의 승리로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계 산이다. 이와는 달리 야당은 여당의 날치기 처리와 김영삼 대통령의 실정 을 심판하는 자리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DJP공조의 위력을 표로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신한국당 “지역기반 탄탄” 승리 장담

여야는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인천 서구의 조영장 전 의원과 수원 장안의 이호정 전 의원이 낙선 뒤에도 꾸준히 지역구 관리를 해오는 등 현지에 상당한 기반을 갖고 있어 지난번 선거와는 다를 것이라 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권은 `DJP(김대중-김종필) 공조의 위력이 표로 입증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여기에 신한국당의 날치기 처리와 노동계 파업사태 이후 급속히 확산된 `반김영삼 정서와 신한국당에 대한 거부감이 그대로 표로 이어지면 승리는 어렵지 않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이번 보궐선거는 여야 모두 배수진을 치고 임하는 만큼 패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다 시 한번 여야는 연말의 대통령 선거 길목에서 자존심를 걸고 한판승부를 벌이는 셈이다.

김성호 기자/ 한겨레 정치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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