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야기/정경철씨 |
1997년02월06일 제 144호
|
|---|
육순의 ‘만년 바둑 4급’이 새 기보표시법을 만들어 발명특허를 눈앞에 두고 있다.
“평소 바둑을 즐기는 터라 기보를 자주 보다가 좀더 읽기 편한 기보를 만들 수 없을까 생각하게 됐죠. 처음엔 심심풀이로 시작했다가 2~3년 ‘ 개량’을 거듭한 끝에 발명특허까지 받게 됐습니다.”
통신판매업을 하는 정경철(63·서울우신공사 대표)씨는 지난해 11월 자신 이 고안한 “혁신적인” 바둑 기보표시법을 특허청에 출원해 긍정적인 평 가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희망대로라면 2개월의 공고기간이 만료 되는 2월 초에 정식으로 특허등록을 받을 예정이다. 정씨는 자신의 기력 이 만년 4급으로 비록 ‘동네바둑’ 수준이지만 새 기보표시법만큼은 ‘ 프로급’이라고 자랑한다.
그의 새 기보표시법의 특징은 색상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화살표를 사용한 것. 그리고 별도로 발명특허를 출원중인 ‘표정 그림’이 기보를 보는 데 양념구실을 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의 기보는 흑백의 돌에 착점 순서를 번호로 표시하는 데 그쳐 단조로 운 데다 국면이 복잡해지면 수순을 쉽게 찾기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 . 그리고 지금 국면에서 누가 유리하고 불리한지 쉽게 판단하기도 어렵다 . 정씨는 자신의 기보가 바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즉 돌의 수순을 번호와 함께 화살표로 표시해 다음 돌이 어느 방향에 놓 였는지를 쉽게 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흑백 두 가지 색에 파란색과 붉 은색 표시를 추가해 전체 국면을 몇 그룹으로 나눠 볼 수 있게 한다. “ 그때그때의 수순과 함께 계속되는 전면전과 국지전의 진행상황을 일목요 연하게 파악할 수 있어 스포츠게임 중계를 보듯이 기보를 읽을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입니다. 기보 해설 중간중간에는 바둑돌 속에 만화식으로 웃 는 얼굴, 우는 얼굴, 찡그린 얼굴 등 다양한 표정을 넣어 대국자의 심리 와 바둑의 전세를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정씨는 바둑기보 표시법 외에도 시력교정용 안경을 고안해 국내 실용신안 특허를 받아 오스트레일리아에 수출하기도 하는 사업가다. 그는 자신의 시력교정 안경이 1~2달 정도 착용하면 시력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자 랑도 빼놓지 않는다. 정씨의 다음 목표는 자신의 기보를 대중화하는 것. 자신의 새 기보표시법을 채택해줄 잡지나 신문을 찾는 일이다. (문의: 0 2-736-6226)
이인우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