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야기/슈테피 그라프 |
1997년02월06일 제 144호
|
|---|
‘테니스의 여왕’ 슈테피 그라프에게 불운이 잇따르고 있다. 그랜드슬램 을 달성하며 ‘독일의 우상’으로까지 떠받들어지던 그는 요즘 샛별들에 게 밀려 성적이 저조하다. 게다가 아버지 페터 그라프는 독일 법원으로부 터 탈세혐의로 3년9개월형을 확정선고받았다. 내우외환이 겹친 셈이다. 그라프는 지난 1월19일 7백60만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는 ‘오스트레일리 아 오픈 테니스대회’ 16강전에서 힘없이 무너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예 아만다 코에체에게 0 대 2로 완패를 당한 것이다. 그랜드슬램 연승 행진이 45경기 만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그라프가 그랜드슬램 16 강전에서 탈락한 것은 90년대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닷새 뒤 1월24일에는 집안문제가 닥쳤다. 아버지 페터 그라프가 독일 만 하임의 법원으로부터 탈세혐의로 3년9개월형을 확정선고받은 것이다. 법 원은 그가 “지난 89년부터 4년 동안 슈테피 그라프가 벌어들인 소득 가 운데 4천2백만마르크(2천8백만달러)에 해당하는 소득세 1천9백60만마르크 를 빼돌렸다”고 밝혔다. 탈세에 대한 국민의 감정이 날카로운 독일 사정 을 감안할 때 감형이나 사면은 어려울 전망이다. 검찰은 페터 그라프에게 6년9개월형을 구형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라프는 예전의 명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 재판부는 “ 슈테피 그라프가 아버지의 탈세행위를 알고 개입했다는 혐의는 없다”고 밝혔으나, 주변의 눈길은 곱지 않다. 16강전 완패에 즈음해선 “그라프의 시대는 가는가”라는 얘기마저 나돌았다.
물론, 그의 불운이 적어도 테니스에서만큼은 절망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16강전에서 그라프뿐만 아니라 스페인의 콘치타 마르티네즈 같은 강호도 탈락한 것처럼 ‘이변’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트 지면온도가 섭씨 5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이많은 선 수들에게 불리한 대회”였다는 말이 돌기도 한다. 몰락이냐, 재기냐. 그 라프의 다음 성적이 답을 해줄 것이다.
임민 기자/ 한겨레 국제부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