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김상우 의원
1997년02월06일 제 144호 한겨레21

조선족 아픔 껴안은 ‘신세대 의원’

“혹시라도 혼자 튄다고 주변의 미움을 살까봐 조심스럽습니다.”

김상우 의원(44·국민회의)의 얼굴이 빨갛다. 날숨 사이로 언뜻 더운 김 이 느껴진다. 그는 지금 막 ‘중국 조선족돕기 작은 음악회’라 이름붙은 무대에서 애창곡 <서머 타임>(Summer time)을 멋들어지게 불어젖힌 참이 다.

“최근 조선족들이 국내에서 사기를 당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국회 통 일외무위원이라는 신분에 앞서,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그들에 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이런 음악회를 열게 됐습니다.”

음악회는 지난 1월25일 신촌의 재즈전문 클럽 ‘야누스’에서 열렸다. 재 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신광웅씨가 이끄는 악단이 연주를 맡았고, 김 의원은 평소 즐겨부르던 재즈곡을 열창했다. “어릴 때부터 노래부르기를 좋아했습니다. 재즈는 특히 노래의 혼이 느껴져 좋아하죠.”

음악회는 조심스런(?) 홍보에도 3백여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즉석 에서 거둔 성금도 2백만원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조선족에 대한 끈끈한 동포애를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조선족에게 애정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노래와 연주 에 실린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가 중국 대륙에까지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

김 의원은 “기회가 닿는다면 연변에서 음악회를 열고 싶다”고 말한다. 성금이 1천만원이 모일 때까지는 이런 작은 음악회를 계속 열 생각이다. 그러다보면 “규모는 작지만, 거기 모인 사람들의 마음은 큰 음악회가 되 리라”고 믿는다.

김 의원의 믿음이 빈말이 아니라는 예감이 들기도 한다. 그는 국회 통일 외무위원으로서 해결해야 할 몇가지 ‘민족문제’를 앞두고 있다. “사할 린 한인 영주귀국자의 생계보조나 해외 입양아의 모국 방문과 친부모 확 인도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런 아픔을 갖고 있는 이들에 게도 노래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임을출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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