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독자
1997년02월06일 제 144호 한겨레21

전남대학교 4학년 정희선씨

정보가 차고 넘치는 세상이다. 하지만 쓸만한 정보를 가려내기는 여간 여 려운 일이 아니다. 전남대학교 독어교육과 4학년 정희선(24)씨도 그런 고 민에서 예외는 아니다. “엄청난 정보가 삶을 질곡에 빠뜨릴 위험이 크다 는 걸 알면서도 항상 갈증을 느껴요. 모르면 뒤처진다는 중압감에 시달리 기 때문이죠. 그래도 정보의 옥석을 가려주며 충실한 안내자 노릇을 하는 <한겨레21>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대학생활 4년을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는 그가 요즘 미 취업이 안겨준 우울을 체험하고 있다. 독어를 좋아하고 교사가 되고싶어 독어교육과에 들어가 어학연수까지 다녀왔건만 교사의 관문은 멀고도 험 한 바늘구멍이었다. 결국 제2외국어 교과 교사 지망생의 비애를 혹독히 체험하고 언론사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그곳은 넘을 수 없는 장벽과 같았다. 그래도 희망의 싹은 자라고 있었다. 최근에 새로 지방지가 창간 된다는 낭보가 들렸기에….

“속도경쟁에선 일단 밀렸다고 봐야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더디 가더라 도 내용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단련이 필요한 시기라 여기며 내일을 다시 준비해야죠.” 차가운 겨울을 보내는 그이지만 알곡을 키우 는 심정으로 지금껏 살아온 만큼 따뜻한 봄날을 머릿속에서 한순간도 지 우지 않는다. 빗속에는 햇빛이 숨어 있게 마련이기에 넘지 못할 장벽이 없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다시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한겨레21>은 다른 그 무엇과도 구별되는 시사주간지입니다. 구별되는 기사가 있고, 구별되는 독자가 있으니 말입니다. 항상 ‘구별짓기’를 포 기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다만 절망보다는 희망의 모습을 자주 보고 싶어 요.” 그런 <한겨레21>의 ‘구별짓기’를 방해하는 것은 오자라 생각하는 그이다. “그것은 ‘옥에 티’가 아니예요. 단지 사라져야 할 ‘잘못’일 뿐입니다.”

광주=김수병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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