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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
1997년02월06일 제 1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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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편집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다롄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일본인입니다.
다롄외국어학원 유학생 기숙사에서는 한국인 유학생을 위하여 `한겨레21' 을 비롯한 한국의 시사주간지와 일간지를 비치해 놓고 있습니다. 최근 한 일간지에 한국인의 중국 조선족과의 교류에 대하여 중국 당국이 불쾌감을 가져 이를 경계하는 가운데 리펑 총리가 이홍구 총리에게 중국 조선족에 대한 한국인의 접근을 막아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는 내용이 실려 관심 을 모았습니다. 보도에는 한국인이 중국의 조선족을 ‘동포’라 부르고, 한국을 ‘모국’이라 칭하는 가운데 ‘고토회복’‘민족통일’ 등을 내건 ‘국가분열활동’을 벌인다는 주장도 실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인에 의해 조선족이 입었던 피해를 조사하고 있었던 한국선교사단체가 중국당 국에 의해 체포당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한국의 조선족’이 ‘중국의 조선족’과 교류하는 것을 매 우 무서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와 공안당국 등의 이런 태도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중국의 한인(漢人)은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가 된 이후에도 홍콩의 한인을 ‘동포’(同胞:퉁바오)라 불러 왔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것을 ‘국가분열 활동’이라고 한번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한인은 예컨대 인도네시 아 국적의 화인(華人:화런)을 ‘동포’로 생각하여 중국을 ‘모국’으로 칭하여 국외 화교·화인들과의 교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화교와 화인이 많이 사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나라는 이를 ‘무분별한 접근’( 리펑 총리의 말)이라고 결코 말하지 않습니다.
중국의 한민족(漢民族)은 대륙과 홍콩, 대만뿐만 아니라 대륙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여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그래도 그 들은 ‘한겨레’(漢民族)라고 말합니다. 조선, 몽골인 등 끼리의 교류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중국이 스스로의 영역을 확대하려는 처사 라 여겨집니다. 한국의 여러분은 중국의 동포 뿐만 아니라 해외의 동포들 과 이제부터라도 자주 교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민족적인 동질성을 찾아 유지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韓 ’(民族·人·語)은 ‘漢’(民族·人·語)과 발음이 같아서 혼동이 되니 까, 남북통일 이후에는 국외 교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이름으로 ‘고려’ (高麗)를 국명으로 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토코/ 중국 요녕성 다롄시 다롄외국어학원 한학원 유학생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