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1997년02월06일 제 144호 한겨레21

홍콩 “해외진출 한국기업 겁난다”

CTU는 국제자유노련(ICFTU) 가입노조이면서 친대만계와 친중국계에 반대 하는 독립노조이다. CTU는 그러나 “중국공산당이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중국적 성향도 강하게 띠고 있으며, 오는 7월 홍콩 의 중국반환 이후 중국 당국과의 긴장관계를 우려하고 있다.

1.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라면 함께 저항하고 항의하는 세력을 기 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많은 나라에서 노동운동이 있었지만 사회운 동세력과 노동운동세력이 강력하게 저항하는 나라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 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한국을 아시아에서 거의 유일하게 저항세력으로 힘을 발휘하는 나라로 본다. 특히 이번 투쟁 쟁점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 부의 개정법 내용이나 그 배경은 다른 나라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 흥공업국(NICs)으로 대표되는 나라들이 겪는 문제들을 보자. 대만에서는 자주노조를 허용하지 않고, 홍콩노조도 단체협상권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 인도네시아에서도 한국의 비슷한 악법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노동조합 들은 조직적으로 저항하지 못하고 있다. NICs에 속한 한국의 투쟁이나 노 동조합의 저항은 유사한 체제에 속한 진보적 진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

2. 개략적으로 알고 있다. 또 한국의 노동법이 국회에서 재개정될 것이라 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국회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다 . 우리나라의 경우를 봐도 정당들은 기회적으로 상황에 따라 마음을 바꾼 다. 법개정에는 밑으로부터의 압력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만 정당들도 갈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나는 한국의 노동법 개정을 국제적인 틀 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간 에 노동헌장을 만들고, 감시기구를 두는 것이다. 한 나라의 국회에만 의 지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 한국에서도 ‘노사관계개혁위원회’의 지난 해 반년간의 노력이 물거품되지 않았나.

3. 자본의 국제화와 유연화를 위해 자본쪽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단결 권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 상당히 성공적이다. 유럽을 보자. 시간제 노동자의 증가로 노동조합은 무기력해져간다. 한국정부는 민주노 총을 무력화해야 세계화에 성공한다고 믿는 것 같다. 이런 자본쪽 공세에 대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함께 대응해야 한다.

4. 이것은 이미 세계 각국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우리가 한국에 관심을 두는 이유 중 하나는 해외진출 한국기업과 관련이 있다. 개정노동법이 철 회되지 않는다면 해외진출 한국기업이 ‘한국적 방식’을 고수할 것이다. 그 부담은 3세계 노동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이는 전세계 노동 자와 관계있는 것이다. 한국은 3세계 노동자들이 왜 지지하는지 주목해야 한다. 또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의 조직화에 관심이 크다. 한국처럼 사회 운동과 노동운동이 결합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5. 홍콩은 단체협상권이 없다. 이에 따라 홍콩 노동자들은 개인화돼 버렸 다. 노동조건을 사용자와 개인적으로 풀어간다. 이미 홍콩정청에 단협권 을 포함한 노동법 개정안을 제안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영국정부는 문제가 없다고 거부했다. 이제 반환을 앞두고 다시 단협권을 포함한 노동 법 개정안을 오는 5월에 제출할 예정이다.

홍콩=차미경/ 아시아모니터리서치센터(AMRC) 연구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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