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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록의 비디오 파일 |
1997년01월30일 제 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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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외계인을 다룬 영화는 황당한 화면으로 신비를 체험케 하며 꿈과 용기를 심어 준다.)
요즘처럼 세상이 갑갑할 때 우린 차라리 미지의 세계를 그리기도 한다. 때론 이런 태도가 패배주의자의 현실도피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 땅에 산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 하늘 한번 올려다 보는 자유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밤하늘로 올라가 UFO와 외계인을 만나보자.
얼마 전 신문을 통해 올 6월에 지구촌 10군데를 UFO가 총공격(?)을 한다 는 ‘믿거나 말거나’식의 기사를 읽었다. 대부분이 그저 웃고 넘어갔겠 지만 한번쯤 가슴을 쓸어내린 사람도 분명 있었으리라.
UFO에 대한 기록은 수세기 전부터 지구상 곳곳에 널리 퍼져 있다. 칠레 이스터섬의 거대한 석상, 페루 마추피추의 유적 등을 외계인들이 남겼다 는 주장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UFO 목격자는 국내를 포함해 수없이 많다. 그동안 각국 정부에서는 공공연하게 UFO와 외계인의 존재를 조사해 왔다. NASA에서 외계인 시체를 해부했다는 소문이 사진과 함께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UFO와 외계인에 대한 영화는 오래전부터 SF장르로 구분돼 많이 다뤄졌다.
스필버그의
다소 황당한 면도 있지만 우린 이런 영화들 때문에 과거와 미래를 오갈
수 있다. 꿈과 용기와 희망도 주면서 가끔은 엄청난 공포도 안겨주는 신
비스런 영화들 가운데 잊고 지나간 두편을 드려본다.
<프라하의 봄>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했던 거장 필립 카우프만이 78년 메거
폰을 잡은 <우주의 침입자>(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1989, 워너
). 잭 피니의 원작소설 <육체 강탈자들의 침입>을 극화한 작품으로 제목
도 그대로다. 생존본능을 위해 우주 저편에서 날아온 제라틴 식물이 지구
인들이 잠든 사이에 거대하게 변해 복제인간을 만든다. 복제인간이 완성
되면 원래의 인간은 거품처럼 사라진다. 우주생물 제라틴은 이런 과정을
통해 서서히 지구침입을 시도한다. 본래의 인간과 복제인간과의 싸움이
시작되지만 결국 지구의 위기를 맞게 된다는 좀 암울한 내용이다. 작품
전편에
마음이 우울하다면 따뜻함과 폭소를 주는 <콘헤드 대소동>(Cornheads·19
94년, CIC)을 보자. <닌자 거북이>의 감독 스티브 배론이 역시 재미있게
만들었다. 원뿔머리 모양을 한 콘헤드 가족이 지구로부터 26광년 떨어진
혹성 레물락에서 지구탐사 및 정복을 위해 찾아오는데 마추피추에서의 예
기치 않은 사고로 목적지가 아닌 뉴욕 한복판에 불시착한다. 그리고 불법
침입 외계인을 체포하기 위한 INS의 끈질긴 추격을 받는다. 이들은 우여
곡절 끝에 뉴저지주의 한 마을에 정착한 뒤 애초의 목적은 잊은 채 미국
문화에 동화돼 16살짜리 딸을 가진 전형적인 미국인 부모로 변모한다. 그
러나 INS의 추격으로 이들의 평화는 깨지는데, 이 영화에서 원뿔머리 모
양을 한 주인공으로 나오는 댄 아이크로이드는 코미디계의 거장으로 <고
스트 버스터즈2>의 제작과 각본을 담당했고 이 작품에서도 각본을 맡은
숨은 실력자다. 머리가 길어 겉모습은 흉하지만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콘
헤드 가족이 젤라틴 식물처럼 우리가 잠들었을 때 일을 저지른 얼굴 긴
사람보다 더 정이 간다.
오래 전 미국 라디오극에서 조지 오웰의 작품을 청취하던 시민들이 “화
성인이 침공한다”는 가상을 실제사실로 잘못 알아 거리로 뛰쳐나오고 대
피했던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엔 화성인의 침공보
다 더 눈부신 기습공격으로 인해 일군의 시민들이 겁에 질린 당시 미국인
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역시 거리로 쏟아지고 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