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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야기 |
1997년01월30일 제 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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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에는 눈이 유난히 많이 내리는 것 같다. 사람들이 눈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하얀색의 순수함에 있지 않을까. 기나긴 겨울 눈속에서 사는 북구인들은 왠지 독주를 좋아한다. 그들은 대개 담백한 보드카를 마시는 데, 스웨덴의 앱솔루트(Absolute) 보드카와 핀란드의 핀란디아는 북구 술 의 백미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1879년 개발된 앱솔루트는 스웨덴 남부의 윤택한 대지에서 자란 밀과 원 시의 침엽수림을 통과한 깨끗한 물로 양조하여 증류한 술이다. 보드카는 무색 무미 무취의 특성을 갖고 있는데, 자작나무나 야자나무의 활성탄으 로 여과한다. 이렇게 하면 알코올에 잘 녹지 않는 성분들이 활성탄에 흡 착이 되고, 액은 크리스털처럼 빛을 낸다. 앱솔루트는 병 디자인이 단순 하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풍겨, 보드카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또한 앱 솔루트는 상표를 병에 인쇄하여, 병 속의 맑고 투명한 액이 그대로 보이 도록 했다. 앱솔루트는 매우 마일드(mild)한 것이 특색이다. 앱솔루트는 광고 표현에서 병을 의인화하여 나비 넥타이를 맨 모양으로 하거나, 사람 으로 의인화시켜 매력, 꿈, 관대함, 완전함 등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처럼 꾸민다.
같은 북구에 있는 핀란드의 핀란디아는 천연 호수 사이의 평원에 풍부한 밀과 보리로 만든다. 핀란디아 병은 고드름 형태의 무늬를 가지고 있어, 차고 순수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핀란드인들은 핀란디아를 ‘흰 영양의 밀크’라 부르며, 한여름 백야(白夜)를 보드카와 함께 지낸다. 핀란디아 는 고향의 나라라는 이미지로 선전하는데, 백야에 흰 순록이 힘겨루기를 하는 풍경을 상표에 새겼다.
앱솔루트와 핀란디아는 칵테일에 많이 이용된다. 대표적 칵테일인 스크루 드라이버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스크루 드라이버는 보드카와 오렌지 주스를 섞고, 긴 칵테일 잔 상단에 반달 모양의 레몬 슬라이스를 끼우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때 여성을 취하게 하는 술로 알려졌는데 사실은 그렇게 험한 술이 아니다.
이종기/ 오비씨그램 생산팀장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