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1997년01월30일 제 143호 한겨레21

검은 전사들 ‘스타 예감’

(사진/외국인 선수들은 국내선수들이 넘볼 수 없는 화려한 경기력으로 오빠부대의 우상으로 떠올라 여학생 팬들을 몰고 다닐지의 여부가 궁금하다.)

‘존 오빠, 화이팅!’ ‘마이클 오빠 최고!’

올해부터 국내 농구코트에는 이런 구호를 외치는 흑인 오빠부대가 생길지 도 모른다. 지난해말 처음 수입된 14명의 미국 출신의 흑인용병들이 국내 농구팬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들은 우 선 유연성과 탄력성 등에서 국내스타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날 뿐 아니라, 기량면에서도 미국 본고장의 선진 농구기술을 그대로 몸에 익혔다는 점 때문이다.

프로축구의 사리체프나 라데와 같은 스타가 농구에서도 나오지 말라는 법 은 없다. 농구팬들도 미국 NBA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미국식 고공농구의 진수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이들을 좋아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NBA에 익숙해져 있는 10대들에게는 이들의 외모 나 플레이는 전혀 낯설지 않을 것이다.

벌써 일부 선수들의 ‘스타 예감’은 여러모로 점쳐지고 있다. 이번에 들 어온 14명의 용병은 NBA 마이너급보다 한수위인 미국대학농구리그(NCAA) 에서 출중한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가 지명한 클리프 리드(27·1m93·95kg) 등은 벌써부터 국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 다.

이들의 등장을 가장 두려워하는 이들은 다름아닌 국내 농구스타들일 게다 . 지금까지 누리던 독점적 인기를 이들과 나눌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으로 제살을 깎아먹는 식의 추태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만해 하던 모습도 사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들은 인기에 따라서는 국내 텔레비전 광고에 출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타들이라면 대학 졸업식장이나 경기장 화장실에까지 쫓아다니 는 여고생들의 행동이 흑인선수들을 향한다면 우리나라의 ‘문화적 똘레 랑스’의 수준을 가늠하는 여러가지 논쟁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또, 세계 적인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국적 신세대’현상과 10대시장의 확대 단일화 경향에도 불을 지필 전망이다. 10대시장은 전세계 기업들이 눈독 을 들이고 있는 분야로 미국에서만 5백70억달러의 구매력을 과시하고 있 다. 국내에서도 NBA용품들의 전문매장들의 인기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 상을 할 수 있다.

김창석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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