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정보사냥
1997년01월30일 제 143호 한겨레21

한국은 전시상황?

세계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한국 관련 정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인터넷 이용자의 폭발적 증가를 고려할 때 인터넷이 주는 정보는 ‘한국의 이미지’ 결정에 큰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아쉽게도 인터넷의 한국 이미지는 ‘한국전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우선 인터넷을 검색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된다는 검색엔진 야후( Yahoo)를 사용해 보자. 우선 키워드로 ‘korea’만 넣어보자. 아쉽게도 한국전쟁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Arts:Humanities:History:20th Century:Korean War

야후에는 ‘한국전쟁’이 하나의 카테고리로 따로 분류돼 있을 정도다. 한국전쟁이 전세계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미국의 사진잡지 <라이프>가 창립 60돌을 맞았다면서 인터넷상에 서 <라이프> 과월호 표지를 검색할 수 있게 해준 적이 있었다(http://www.pathfinder.com에서 Life잡지 선택). 호기심으로 한국에 대한 내용 을 커버스토리로 다루었던 적이 있을까 해서 검색을 했었다. 실망과 함께 부끄러움이 교차되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들의 모습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전쟁의 참상이 보이는 처절한 우리나라의 모습을 뒤로 한 군인들의 모습 일색이었다. 요즘에는 그나마 메뉴가 조금 바뀌어 기사 도 함께 검색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그러나 역시 모든 내용이 한 국전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라이프>를 본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라이프>뿐 아니라 경제지가 아닌 시사지나 일반잡지 에서 한국의 모습은 늘 전쟁을 달고 다니는 불안한 국가의 모습뿐이다. 한국전쟁의 역사를 숨길 필요는 없겠지만 인터넷에서 보는 한국의 전쟁정 보가 우리나라에서 올린 것이 아니라는 점은 그냥 흘려넘기기엔 자존심이 상한다. 대개의 한국전쟁 정보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해외병사들이 예전의 회상과 함께 우리의 힘들었던 과거를 예술 작품처럼 인터넷을 통해 제공 한다.

병들고 상처입은 우리의 부모님들과 그네들의 허물어진 집을 배경으로 한 채 씩씩하고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그 이후 국 력의 신장돼 이제는 세계 11위의 무역대국이 되었다. 그런데도 한국전쟁 당시의 이미지가 인터넷의 한국정보를 ‘주름잡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타인에 의해 그 이미지가 계속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오랜 시간 동안 한국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한국전쟁’을 인터 넷에서 변방으로 밀어낼 수 있을까. 적어도 KOREA라는 단순한 키워드를 넣었을 때 처음 나오는 단어가 ‘Korea war’보다 좀더 발전적 이미지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일 것이다.

박미란/ 장미디어인터랙티브 인터넷 정보검색전문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30일


커버스토리 포커스 문화시대 특집 지난호 전체보기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