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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
1997년01월30일 제 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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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이용하는 데 과연 자격시험이 필요할까?”
지난해 12월부터 일부 민간법인에서 시행하고 있는 ‘인터넷 인증시험’ 이 또다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최근 7개 통신동아리로 구성된 ‘동아 리연합’이 인증시험의 명칭변경 등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인터넷 인 증시험이란 인터넷의 활용정도를 평가해 그에 대한 일종의 ‘증명서’를 내주는 것을 말한다.
천리안 네트워크동호회, 하이텔 인터넷사용자그룹, 나우누리 인터넷스터 디포럼, 유니텔 인터넷포럼 등 7개 인터넷 관련 PC통신 동아리연합은 지 난 1월20일 인터넷 인증시험을 주관하는 민간법인들에 4번째 공개질의서 를 띄웠다. 이들은 이 공개질의서에서 “인터넷 인증시험의 이름을 ‘인 터넷 기초활용능력 평가시험’으로 바꾸고, 부정 가능성이 높고 변별력이 없는 온라인시험을 철폐하거나 무료화할 것”을 요구했다.
동아리연합은 또 “지난 1월15일 열린 ‘인터넷 인증시험에 관한 공개토 론회’가 애초 참석을 약속한 인증시험 주관기관들이 불참하는 바람에 반 쪽대회가 됐다”며 이들 단체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전문가 필요 높아져 능력평가 골머리
사실 인터넷 인증시험이 한국 네티즌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된 것 은 지난해 부터다. 지난해 9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처음으로 ‘인터 넷 자격시험’ 시행방침을 발표한 이후, 교육소프트웨어진흥센터·한국생 산성본부 등이 잇따라 ‘인터넷 정보검색사’, ‘전문 검색사’, ‘인터 넷 스페셜리스트’ 등 인터넷 인증시험 계획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인 터넷이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인터넷 전문가에 대 한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전제 아래, “객관적이고 정형화한 평가기준을 마련과 정보사회의 발전에 공헌하기 위해” 인증시험을 준비했다고 밝히 고 있다.
이들이 실시하는 인증시험은 대부분 1차 온라인시험과 2차 필기시험으로 이루어지며, 응시자들에게 각 단계마다 2만~3만원의 응시료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교육소프트웨어진흥센터와 한국생산성본부가 각각 지난해 12월6일(인터넷 전문가)과 1월19일(정보검색사) 1차시험을 실시했다. 한 국정보통신진흥협회도 오는 1월29일 인터넷 정보검색사 1차시험을 치른다 .
이런 인증시험 제도는 인터넷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도, 인터넷 전문가를 요구하는 고용인층이 인터넷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는 현 상황에 서 일면 필연적인 흐름일 수 있다. 고용인이 간단히 인터넷 능력을 평가 할 수 있는 어떤 증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정시험 주관기관 들은 곧 네티즌으로부터 엄청난 비판을 받게 된다.
하이텔 인터넷사용자그룹 등 PC통신 인터넷 동우회들은 지난 1월20일 이 전에도 모두 3차례에 걸쳐 인증시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공개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이들 PC통신 동우회들은 그동안 공개질의서에서 인터넷 인 증시험의 명칭문제를 비롯해, 주관기관의 공신력 문제, 1차 온라인 시험 의 신뢰성 문제, 주관기관의 상업성 개입우려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제 기를 해왔다.
PC통신 동우회들은 우선 이들 인증시험기관의 시험방법에 강한 의문을 제 기한다. 이들 시험기관들이 대부분 1차시험을 온라인으로 치르고 있어 변 별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인증시험기관들은 1차시험을 응 시자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통신상으로 문제를 가져가서 답안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때 감독상 어려움으로 인해 ‘오픈북’ 형태의 시험이나, 여러 사람이 협의하는 ‘협의시험’을 방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동아리연합회는 이들 인증시험 기관 들이 응시료 수입을 목적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해왔 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경우 온라인 형태의 시험은 98% 이상의 합격률을 보인 바 있다.
이와 함께 동아리연합의 비판대에 오른 부문은 인증시험이 용어사용 등에 서 ‘과장’되면서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동아리연 합은 시험의 수준으로 볼 때 ‘인터넷 기초활용능력 평가시험’ 정도인 내용이 정보검색사, 인터넷 스페셜리스트시험 등으로 과대포장되면서 응 시생들을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평가한다.
동아리연합은 각종 인증시험 발표와 때맞춰 각 컴퓨터학원들이 수십만원 대의 수강료를 받는 ‘인터넷 정보검색사 대비반’을 만들고, 일부 수험 서 판매업체들이 함량 미달의 교재들을 무더기로 팔고 있는 현실을 그 증 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들 인증시험 기관들이 얼마만큼의 공신력을 지니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 인터넷 인증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정보 통신진흥협회나 교육소프트웨어진흥협회, 한국생산성본부 등은 모두 ‘국 가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이들이 주는 ‘합격증’이 국가기관인 산업인 력관리공단의 자격증 시험과 같은 수준일 수 없다는 것이다. 동아리연합 회는 이들 인증시험기관들이 오는 4월 시행 예정인 ‘자격기본법안’ 때 문에 출혈경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격기본법안’이 란 향후 민간기관도 인증 절차를 거쳐 국가공인자격을 줄 수 있도록 하자 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인증시험기관이 ‘자격기본법안’이 시행될 경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인터넷시험에 대한 정확한 평가 없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게 동아리연합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인증시험기 관들은 “많은 것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터넷 인구 저변확대라는 우리들의 목적은 순수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교제사기 등 피해 속출, 공신력도 의문
인터넷 활용인구의 확대에 따른 필연적인 현상이기도 한 ‘인증시험논쟁 ’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4만명의 회원을 가 진 동아리연합의 ‘공개질의’는 인증시험기관에 커다란 부담이 되는 것 이 분명하다. 또 졸속과 과대포장으로 치러지고 있는 인증시험이 교재 사 기 등 많은 피해자를 내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 화살 은 자격증을 총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정부에 솔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20일 동아리연합회의 공개질의서도 노동부와 정보통신부에 “인 터넷 인증시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고,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인증 시험 시장에 대한 대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공은 이제 정부로 넘어 간 것이다.
김보근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