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1997년01월30일 제 143호 한겨레21

OECD ELSA 회의에 참석할 각 분야 대표들의 의견

정부쪽 입장“노동단체가 상황 왜곡”

정부는 1월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에 맞춰 지난 1월20일 박길 상 노동부 노정국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정부 대표 인 박 노정국장은 거듭된 요청에도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이는 OECD 회의에서 미국이 한국의 노동법 개정을 요청할 것이라는 사실이 전해지고 , 국내에서도 법 재개정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정국이 매우 유동적인 탓 으로 여겨진다. OECD 회담에 임하는 정부의 어려운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무부가 지난 1월16일 주한 OECD 회원국 대사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노동법 개정 관련 설명회’의 분위기를 전하는 것으로 정부쪽 입장 소개를 대체한다.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설명회 내용이 곧 OEC D 회의 때의 한국 정부 입장임을 확인했다.

외무부는 우선 이날 설명회 개최 배경에 대해 “현 상황이 노동단체들에 의해 왜곡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외무부는 현재 “국제자유노련 (ICFTU)과 OECD 노동조합자문위원회(TUAC) 등 4개 국제노동단체들이 그들 의 대표를 한국에 파견해 현 사태를 일방적으로 왜곡 인식하고 파업을 지 지”하면서 “그들의 정부 및 OECD, ILO 등 국제기구로 하여금 우리나라 에 압력을 가하도록 시도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 차관보는 이날 설명회에서 개정노동법이 “ILO 기준과 OECD 의 권고를 충분히 감안한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개정노동법이 복 수노조 설립과 노조의 정치활동 원칙을 인정했다는 것은 지난 50년간 우 리의 노동관련 제도의 뼈대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복수노조 설립이 3년 뒤로 유예 되고 3자개입이 제한적으로 허용된 것은 우리의 경제 사회적 현실을 감안 한 부득이한 조처”라며 회원국의 이해를 촉구했다.

이날 정부는 개정노동법이 고려한 사회적 현실로 “민주화 진전에 따른 기본적 인권으로서 노동권 개선요구 증대, 경제·사회적 발전에 따른 균 형된 노사관계 수립 필요성, 현 경제여건, OECD 등 국제사회의 권고, 남 북 분단에서 오는 제반문제”등 5가지를 꼽았다.

그러나 이런 정부쪽 설명에 대한 주한 OECD 회원국 대사들의 질문은, 정 부의 논리가 OECD 회의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 회의적으로 만들고 있다.

외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OECD 회원국 대사들은 우리나라가 OECD 가 입 때 당시 공로명 장관이 약속한 노동법 개정 약속이 제대로 지켜졌다고 보는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고 한다. 이들은 특히 복수노조 허용 유예문제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해 묻고, 최근 방문했던 국제노동단 체들에 대한 정부의 경고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보근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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