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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1997년01월30일 제 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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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노조 4사가 사상 첫 동시파업에 돌입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1월8일 <동아일보>는 사설 `‘방송노조 파업중지를’ 전격 내보냈다.
다른 신문들이 심상치 않은 방송가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모두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방송인들을 향해 직격탄을 쏜 동아의 이 사설은 단연 그 `‘ 용기’가 돋보였다.
사설은 “사회적 공유재산인 국민의 전파를 운영하도록 위임받은 방송인 자신들이 자기들의 이익과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전파자체를 볼모로 삼는 것은 방송의 존립근거를 뿌리부터 흔드는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이 사설은 “쟁의대상이 될 수 없는 입법사항을 파업의 이유로 내세웠고 기업별 노조체제에서 금지되고 있는 연대파업의 형태를 취했다는 점에서 불법파업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하게 됐다”고 강 조했다.
불법으로 규정한 근거가 지극히 협소한 논리이거니와 방송법 개정과정에 서 방송의 공공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던 동아의 이 사설은 본사로 몰려온 방송인 1천여명으로부터 “기회주의 언론 동아일보 박살내자”는 격한 반발을 산 빌미가 됐다.
동아의 `‘날달걀 사설’이 나간 나흘 뒤인 12일. <조선일보>는 사설 ‘ 칼을 뽑지말든지’를 내보냈다.
“구인할 필요가 있어서 특정인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받았다면 어떻게 해 서건 이를 집행해야 하며 그것은 검찰의 기본 임무이기도 하다”고 주장 했다. 이어 이 사설은 “영장 집행대상자들이 명동성당이란 특수한 지역 에 머물고 있어 검찰이 함부로 공권력을 행사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우리 도 모르지 않는다”면서도 “오히려 그럴수록 법의 집행은 추상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업 지도부를 향해 `‘칼’을 뽑은 조선의 이 사설도 노동자들의 분노를 샀다. 경찰이 조선일보사를 지켜줬음에도 끝내 “권력에 아부하는 조선일 보 해체하라”는 구호와 함께 날달걀세례를 받았다. 물론 이는 특정사설 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안기부법과 노동법 날치기에 가장 큰 `‘공신’이 언론, 그중에서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그리고 <중앙일보>였다는 비 판이 제기될 만큼 이들 신문들의 편향보도는 뚜렷했다.
이처럼 노동운동의 질적 발전에 언론이 중요한 ‘진지’라는 사실을 노동 자들이 깨닫고 직접 행동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우리 노동운동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한 근거가 되고 있다.
손석춘 기자/ 한겨레 여론매체부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