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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1997년01월30일 제 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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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기부법 무효화운동에 나선 가톨릭 성직자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개정 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 반대 시국선언에 이어 2월부터 ‘안기부법 무효화’를 위한 가톨릭 성직자들의 구체적이고 조직적인 운동이 거세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박석희 주교)의 한 상임위원은 “노동법 반대 투쟁이 희석될 우려가 있어 그간 안기부법에 대해선 교회의 목소리 를 자제해 왔다”면서 “ 그러나 노동계의 총파업이 한시적 파업으로 전 환하는 등 노동계의 저항이 탄력성을 보인 만큼 교회도 2월부터는 전국의 성직자들을 중심으로 개정 안기부법을 무효화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 획”이라고 밝혔다.
87년 시국미사 때와 거의 흡사
그는 “개정 안기부법의 경우 인권문제와 직결될 뿐만 아니라, 선량한 국 민을 ‘이념’의 족쇄에 채워 호도할 위험 소지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교 회는 결코 이 문제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법 개정된 안기부법과 노동법은 무효”라고 선언한, 지난 1월13일 발 표된 ‘천주교 사제 1천인 시국선언문’의 내용에서 보듯이 현재 일반 사 제들의 분위기는 정권퇴진운동도 불사할 정도로 현 정부에 대한 ‘분노’ 로 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10년 전 1987년 6월 항쟁 당시 시국 미사 때와 거의 흡사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시국 선언문에 서명한 8백62명의 전국 사제들은 “이번 사태는 권위주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스스로 문민정부라 일컬어온 김영삼 정부가 민주주 의를 종언하고, 신권위주의를 부활시킨 사건”이라 결론짓고 “자신들의 행동은 문민 독재와 반민주에 대한 항거”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제들은 또 자신들의 ‘항거’가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가톨릭 사회교리 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가톨릭 ‘사회교리’는 “노동운동이 노동자가 부당한 요구를 주장하여 기업주의 이익을 침해하려는 운동이 아니라 스스로를 개발하고 부당한 처 우를 개선하려는 운동이며, 노동운동이 목전의 편익만을 도모하여 장래의 계획을 희생시키는 운동이 아니므로 지나친 요구로 투자의욕을 저해하고 그 결과 생산과 고용 위축을 바라지 않으며, 무엇보다 노동운동은 집단 이기주의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옹 호하려는 목적을 가진 운동”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번 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은 바로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옹호하는 운동으로 교회의 가르침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문민독재’종식 캠페인 벌일 수도
한 신부는 “전체 가톨릭 사제의 3분의 1 이상이 한꺼번에 서명한 사건은 한국 가톨릭 2백년 사상 유례가 드문 일”이라며 앞으로 전개될 안기부법 무효화 운동도 예의 주시해주길 당부했다. 그만큼 안기부법 문제에 대해 가톨릭 교회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위원회와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관계 성직자들은 “2 월부터 안기부법 무효화 운동에 강도를 높여,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 을 경우 ‘문민 독재’ 종식 캠페인을 전국 각 본당을 중심으로 전개하겠 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에 큰 힘을 실어준 시국선언에 이 어 안기부법 무효화운동에 나선 가톨릭 성직자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 다.
이길재/ 가톨릭 신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