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야기/정인숙씨 |
1997년01월23일 제 142호
|
|---|
“만일 우리 사회가 가난한 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이를 최우선으로 보 호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법이 없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정인숙(48)씨는 고 지학순 주교의 강론 한 구절을 전한다. ‘지학순 주교 기념사업회’에서 지난해 7월 ‘들빛회’(회장 김승훈 신부)로 사업회의 이름을 바꾼 까닭을 물은 데 대한 답이다.
“주교님은 항상 ‘세상에 빛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들빛회는 그런 주교님을 뜻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상에 널리 펴기 위해 탄생했 습니다. 이 땅의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빛이 되고자 합 니다.”
들빛회의 사업은 조촐하다. 함께 나눔은 더는 것이 아니라 더하는 것이라 는 정신을 올곧게 지키는 게 어쩌면 전부다. 회원들에게도 그저 작은 밀 알이 되자고 권한다. 그런 정신이 오는 3월12일 소중한 열매를 맺는다. 인간의 존엄성이 실현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이들을 격려하자는 뜻에서 제정한 ‘정의평화상’이 주인을 만나는 것이다.
“아직 우리 곁에는 정의에 목말라 하는 아픈 이웃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 애쓰는 운동단체나 개인에게 작은 선물을 전하고자 합니다. 지 주교 님 4주기에 즈음해 주변의 뜻을 모아 정성을 드릴 계획입니다.”
정의평화상 수상자에게는 상금이 전해진다. 일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태 쓰라는 마음에서다. 회원들의 정성이라지만, 액수는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정씨는 꾸준히 이 일을 이어갈 다짐을 한다.
“더불어 살고자 할 때만, 세상을 더욱 넉넉하고 풍요롭게 만듭니다. 작 은 정성이 라도 모이면 곧 내가 되고, 큰 강을 이룹니다. 들빛회는 정의 와 평화가 흐르는 세상을 위해 싸우는 이들과, 그들에게 힘이 되고픈 이 들을 잇는 다리가 되기를 꿈꿉니다.” (02-265-7940)
유강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