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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대 |
1997년01월23일 제 1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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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을 대표하여 세계정상을 향해 활동하는 성악가 `3 소프라노'. 사진 왼쪽부터 홍혜경, 조수미, 신영옥.)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3 소프라노-과연 이들의 수준과 해외 오페라 활동은 어느 정도인가?
스리(three) 소프라노 중 가장 연장자인 홍혜경은 이 세명 중 비교적 유 일하게 중견 레벨에 올라 있는 가수다. 그에 비하면 아직 다른 두 사람은 신진을 이제 막 벗어나고 있는 셈이다. 홍혜경은 미국의 줄리어드 스쿨에 서 수학한 뒤 그대로 뉴욕에서 그녀의 기반을 잡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녀는 ‘리릭 소프라노’로서 부드럽고 우아한 음성의 소유자이며 기교 의 과시보다는 서정적인 정감을 표현하는 역을 주로 부른다. 그녀의 장기 는 모차르트나 푸치니의 리릭(서정적인)한 역할인데 특히 <피가로의 결혼 >의 백작부인 역이나 <라 보엠>의 미미 역이 대표적이다.
그녀의 주된 활동무대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가극장이며 두 아이의 어머 니인 탓인지 그외 극장에서의 활동은 활발하지 않다. 금년 시즌(96~97) 메트에서의 그의 무대는 <카르멘> 중 미카엘라 역을 안젤라 게오르규와, <피가로의 결혼> 중 백작부인 역을 키리 테 카나와와 더블 캐스팅으로 출 연하고 있다.
조수미는 국내에 가장 팬이 많은 가수로 국내에서 대학(서울 음대)을 다 니던 중 유럽(이탈리아)으로 유학을 가서 성공했다. 그녀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전형인데 이 영역은 초월적인 기교와 빠른 메시지를 과시하 는 아주 화려한 소프라노의 한 분야다. 대부분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그러하듯 그녀도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역으로 유명해졌다. 그리고 카라얀이 지휘한 <가면무도회>에서 오스카 역을 맡아 국내에 크게 알려졌 다. 오스카와 밤의 여왕은 콜로라투라 역이긴 하나 주역은 아니었다. 그 녀는 스리 소프라노 중 가장 레코딩이 많아 음반분야에서의 업적은 벌써 대단한 편이다. ‘밤의 여왕’ 녹음이 2종류가 있고 그외에도 <가면무도 회> <오리백작> <이탈리아의 터키인> 등의 전곡 음반이 있다. 또 지난해 말 <디어 아마데우스>와 <베스트 앨범> 등 각기 다른 음반사에서 낸 2종 류의 국내 앨범이 앨범판매량 순위를 다투기도 했다. 그녀의 활동은 주로 유럽에서 이뤄지며 남미, 아시아 등지에서도 오페라 주역을 맡았다.
조수미의 중·고교(선화예중·고) 1년 선배인 신영옥은 세 사람 중 세계 무대 데뷔는 가장 늦었다. 리틀엔젤스 출신으로 줄리어드 음대와 동 대학 원을 졸업한 그는 미국에서 만개했다. 그녀 역시 조수미와 같은 ‘콜로라 투라 소프라노’이지만 소리가 더 가볍고 리릭하다. 이 점은 그녀의 장점 이자 레퍼토리가 더이상 빨리 확장되지 못하고 있는 단점이기도 하다. 콜 로라투라 역 중에서도 조수미보다 더욱 가벼운 역을 부르는데 <리골레타> 의 질다, <루치아>의 루치아, <사랑의 묘약>의 아디나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에서의 인지도는 점점 높아가고 있어 올해 메트에서 <가면무도회>의 오스카 역을 부를 예정이고 유럽에서도 스리 소프라노 중 유명극장에 많 이 어필하기 시작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들의 미래는 어떠할 것인가?
이미 성악적으로 자신의 정점에 달한 홍혜경과 달리 조수미와 신영옥은 월드 클래스로의 야망을 품고 있다. 자신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이 들의 장래는 전적으로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많은 힘과 목에 무리가 가는 현재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영역엔 한계가
있다. 아직까진 젊음이 이를 무리없이 받쳐주고 있으나 더 넓은 영역으로
의 변신이 절실하다. 리릭, 드라마틱 영역으로의 확장과 새로운 레퍼토리
개발이 없다면 이들은 금새 뒤처지고 만다.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역을
개발해 나가고 기교보단 예술적 감동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