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엽서
1997년01월23일 제 142호 한겨레21

<한겨레21> 140호에 대한 독자의 소리


탈냉전 흐름 거스르지 말라

이정식·김영호 교수의 신년대담 ‘남북한 개혁이 동북아 미래 연다’는 혼돈속의 남북관계와 전환기의 동북아시아를 바라보는 소중한 눈이 되었 다. 세계가 합리화로 나아가는 데 유독 냉전의 틀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여전히 안타까기만 하다. 미래는 오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 이라는 진단이 가슴 깊이 다가왔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안보’ 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는 불합리한 일들이 너무 많다. 안기부법 개정안 도 예외일 수 없다. 합리화로 한 걸음 내딛였다가 불합리로 두 걸음 후퇴 한 것이다. 탈냉전의 흐름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다. 그 흐름을 거스르는 행위는 반역사일 수밖에 없다.

안정웅/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2동 4426 한겨레21


대권후보 제대로 알고 싶다

대부분의 일간신문과 주간지가 새해 첫호부터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로 지 면을 매워 관심을 모았다. <한겨레21> 신년호도 커버스토리로 대선주자의 가상대결을 실었다. 한편으로는 너무 일찍 대선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켜 과열을 부추기고 시급한 다른 민생문제를 외면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 권교체를 바라는 사람으로서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에 안타까움이 드는 게 사실이다. 노동법·안기부법 개악에 거수기 노릇이나 하고, 김심에 눈치 나 보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여권 후보들이 대선의 유리한 위치에 서 있어 씁쓸한 것이다. 아직까지 대권 예비 후보들에 대해 정확한 파악 을 하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각 후보들을 비판적 시각에서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분석해 주기 바란다.

주인선/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2동 67-2 한겨레21


당산철교 철거는 시민 배신행위

지하철2호선 신도림역과 홍대입구 구간을 이용하는 승객으로서 이번 서울 시의 당산철교 철거결정에 당혹함과 배신감을 느낀다. 많은 시민들은 대 형사고의 전례를 상기하며 이번 서울시 결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게 사실이다. 안전을 이유로 무작정 시민의 발을 끊는 다는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일다. 마치 군대식으로 무대포로 밀어붙 이려는 느낌이다. 당산철교가 폐쇄되자마자 출근길은 지옥길이 되어 숱한 시간을 길거리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직장 근처로 집을 옮겨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저 힘없는 시민은 가만히 앉아서 당해야만 하는 것인가 .

오현성/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1-1 한겨레21


서울시는 철거결정 당장 철회하라

당산철교 철거결정이 졸속이라는 <한겨레21>의 기사를 접하며 분노가 치 밀어 올랐다. 지하철 2호선의 운행 중단으로 시민들은 환승과 우회로 이 용 등으로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제2의 성수대교 참사는 막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보수공사로 사용 가능하다며 철 거반대를 내세우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는 오히려 시민의 목숨을 볼모로 삼 는 것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서울시의 결정은 과학적 검증이 부족한 졸속 으로 시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전시행정의 표본이었을 뿐이다. 지금이라도 서울시는 전면 재시공 결정의 정치적 본질을 밝히고, 잘못된 행정으로 인 해 시민들이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좀더 일찍 그런 의견을 집중 적으로 보도했더라면 서울시의 철거강행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 쉬움이 있다.

공현주/ 서울시 관악구 봉천6동 100-231 26/4 한겨레21


민중의 생존권이 벼랑에 섰다

이번호를 펴는 순간 구독료가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신한국당이 새벽 날 치기로 안기부법과 노동법안을 통과시켜 노동계의 파업사태를 야기했지만 그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다. 정치논리에 의해 국민의 생존권이 위 태로운 마당에 대선주자나 역술인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날치기의 상황 이 <한겨레21> 제작 이후에 발생했음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예정된 일이었다. <한겨레21>이 며칠을 예상하지 못하는 정론지라 여기고 싶지 않다. 파업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노동 계의 처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국민의 생존권적 요구는 어떠한 논 리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황지훈/ 충북 청원군 강내면 다락리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한겨레21


한심한 작태의 여권 대권후보

관제언론은 두루뭉실하다. 그 피해로 정상배가 날뛴다. 모든 것이 뒤틀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경제에 기는 정치’라는 말도 있나 보다. 정 치판이 나라꼴을 엉망으로 만드는데 언론도 단단히 한몫했다. 기득권에 배불러서 사회정의나 진실을 외면하기 일쑤다. 80년대 광주학살을 폭도의 만행으로 매도하고 전두환의 미화에 앞장선 그들이 지금도 땅땅거리고 있 다. 무자비한 신군부에 들러리 섰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야당 흠집내기에는 신명나지만 기사화할 수 없는 성역이란 치외법권 지대 가 엄존하고 있다. 묻고 싶다. 여권의 대권후보들에게. 날치기에 말 한마 디 못하고 어찌 한나라를 이끄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말인가. 국민을 봉 으로 여기고 윗사람 눈치만 보면서 떳떳한 정치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채규정/ 충남 서천군 서천읍 군사리 729-1 한겨레21


역술인에게 국운을 맡길 건가

이번호는 새해특대호로서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대선관련 가상대결 과 벤처기업의 급부상 등은 한해의 흐름을 진단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하 지만 ‘역술인들이 보는 1997년’은 정상의 시사주간지를 자처하는 <한겨 레21>에서 다루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합리성과 과학성을 증명할 수 없는 점술에 의존해 정치판세를 진단하는 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한 다. 다른 주간지가 흥미위주로 그런 지면을 꾸미더라도 <한겨레21>은 본 질을 꿰뚫는 정론으로 승부하기를 바라는 것은 나만의 욕심인가. 대선국 면에 접어들면서 역술인들은 또 한차례 호황을 누릴 것이다. <한겨레21> 이 그들에게 멍석을 깔아줄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대신 불황기의 경제회 생책을 모색하거나 남북관계 전망을 심도있게 다루는 게 적절했으리라 여 겨진다.

허남준/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진화하이츠 910호 한겨레21


안기부는 무엇을 노리려 하는가

김영삼 정부와 신한국당은 민주주의에 조종(弔鐘)을 울리고 말았다. 날치 기 통과가 국민적 저항에 부닥칠 것을 불을 보듯 뻔히 알면서도 안기부법 과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안기부는 고무찬양이나 불고지 죄 등의 수사권을 회복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공안통치의 산실 로 거듭 태어난 것이다. 간첩을 잘 잡기 위해 수사권을 확대한다는 명분 에 손을 들어줄 국민은 거의 없다. 안기부는 진보세력의 개혁적인 목소리 를 크게 위축시키고,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 인다. 이제 모두가 단결하여 국민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김영삼정부와 여당의 오만함을 여지없이 꺾어야 하는 것이다.

이승민/ 경남 울산시 중구 복산동 362-1 광림빌라 나-205 한겨레21


학생판 <한겨레21> 만들면 어떨까요

고등학생으로서 <한겨레21>을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딱딱한 내용이 라는 것이다. 물론 험악한(?) 정치판을 다루다보니 어쩔 수 없으리라는 것 쯤은 생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한겨레21>은 다른 시사주간지와 다른 그 뭔가를 보여주기 바란다. 정치기사에서도 기자의 개성이 드러나면서도 재미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만든다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어린 학생들까지도 누구나 <한겨레21>을 가까이 할 수 있을 것 이다. 독자엽서에 실리는 글도 시사성 짙고 잘 쓴 글만 실어 글을 보내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다. 누구든지 편안히 대할 수 있는 <한겨레21>을 올해 에는 만나고 싶다.

강미승/ 서울시 중구 예장동 8-80 6/3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23일


커버스토리 포커스 문화시대 특집 지난호 전체보기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