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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1997년01월23일 제 1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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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종필 총재의 연두기자회견. 흩어지는 당을 추스르면서도 여권과 국민회의 모두를 아우르는 이중 포석을 깔았다.)
“이번 대선은 싫건좋건 도리 없이 3김의 마지막 대결로 갈 수밖에 없다. 제3의 인물이 나와서는 될 일이 아니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밝힌 대통령선거 구도다. 지난 1월9일 가진 새해 기자회견에서 야권의 ‘제3후보론’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총재가 이처럼 쐐기를 박듯 분명한 어조로 발언하는 것 은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 특히 대선과 같은 중요한 정치일정과 관련 한 전망을 할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김 총재는 이날 ‘3김의 마지막 대결’, ‘제3후보론 배제’를 분명히 밝혔다.
단일화 안 돼도 여권과는 손 안잡는다
이와 함께 김 총재는 “(야권후보)단일화가 안 된다고 해서 여권과 힘을 합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여권과의 협상을 통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자신의 ‘퇴로’마저 끊어버린 셈이다.
김 총재는 이를 확인이라도 하듯이 김 대통령에 대한 격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정권의 잘못은 단 한 가지도 인정하거나 반성하지도 않고, 모든 책임을 국민과 노사와 국제환경에 떠넘기려는 오만한 태도는 국민을 능욕하고 학대하는 것으로서 분노하며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김 대통 령의 새해 기자회견에 대한 김 총재의 평가다. ‘오만’, ‘능욕’, ‘학 대’, ‘분노’, ‘규탄’ 등의 어휘선택은 예전의 JP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여권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다. 반면 국민회의쪽에게는 희망을 안겨주 고 있다. 일단 여권으로서는 내심 기대했고 국민회의로서는 속앓이의 원 인이었던 ‘대선 가상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가 제거됐기 때문이다. 그 것은 대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JP가 ‘제3후보론’을 주장하면서 야권 공조를 무너뜨려 DJ를 고립화시킨다는 시나리오였다.
김 총재는 또 김 대통령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비장의 무기’를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기자회견 내용 가운데 92년 대선자금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중이라는데 공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총 재는 “알고 있다고 해서 얘기하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아직’이라는 단서가 여권으로서는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김 총재는 “돈 안 드는 공정한 선거를 통해 원죄 없는 정권’을 출범시키는 것이 부패근절의 요체임을 대통령은 분명히 알 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원죄 없는 정권? 뒤집어 보면 현 정권은 ‘원죄 있는 정권’이라는 얘기인 셈이다. 물론 그것은 대선자금이다.
결국 김 총재는 이번 새해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과 관련한 전선을 좀더 좁히며 ‘3김구도’를 명확히 하는 데 주력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표적을 좁혀나가는 것이다. 이는 영수회담을 재촉구함으로써 ‘ 3김 정치’를 굳히려는 데서도 읽을 수 있다.
지난해 소속 의원들의 잇단 탈당과 신한국당 입당으로 손상입은 자신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안간힘으로 풀이된다. 정국 주도권에서 이탈될 가능성 을 차단하겠다는 전방위적 공격인 것이다. 따라서 국민회의쪽에도 어느 정도 자신의 ‘건재’를 확인시켜둘 필요가 있다. “사와 정당입지 등을 버리고 대승적 입장에서 단일화를 이룩해야 한다. 막판에 가면 누군가 양 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명제를 제기한 단계에서 성급하게 얘기해서는 안 된다”는 ‘후보단일화론’을 펴며 DJ와 균형을 잡으려 애 썼다.
내각제에도 여운남겨 이중포석
특히 김 총재는 “나는 환상가도 아니고 터무니없는 과욕을 부리는 사람 도 아니다. 단일화도 당사자들이 순리에 따르면 된다. 좀더 지난 뒤 여론 조사를 다시 해보라”며 자신이 DJ보다 열세라는 지적에 항변했다. 단일 화와 관련해서는 아직도 두 김 총재 모두 동일한 위치에 있는 후보들이라 는 얘기다. 흔들리는 당내 인사들을 다잡기 위한 당내용 발언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내각제와 관련해서는 “정국 냉각 뒤 (여권인사와)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 . (그러나)앞으로는 누구와도 만나겠다”고 말했다. 여권의 틈새를 넓히 려는 의도와 DJ에게 자신의 ‘정치적 무게’를 전달하려는 이중포석인 셈 이다.
결국 김 총재의 대선구도는 일단 ‘YS 대 DJP 대결’로 ‘3김의 마지막 승부’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대결의 마무리 수순은 6월 이후에 시작될 것임도 예고했다. 자신의 대선출마 여부를 6월 전후 전당대회에서 분명히 할 것이라고 한 점이다. 이제는 오는 1월21일 로 예정된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의 새해 기자회견만이 남았다. JP에게는 마무리 수순의 새 착점을 제공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김용성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