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1997년01월23일 제 142호

`대머리 여성' 고민 쌓이네

대머리는 남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탈모증으로 고민하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서울대 의대 모발클리닉 은희철 박사는 “여자는 긴 머리카락이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탈모 부위를 가릴 수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일반적으 로 생각하는 것보다 여자 대머리는 흔하다”고 말했다. 은 박사는 또 “ 여성의 탈모증은 특히 여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남성보다 심리적 부담을 많이 받게 돼 문제의 심각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여성의 탈모증은 형태나 진행과정에서도 남자와 비교할 때 그 양상이 다 르다. 여성 대머리는 일반적으로 앞쪽 모발선은 유지되면서 머리 중심 부 분의 머리카락이 빠진다. 진행과정도 먼저 머리 중심 부분의 모발이 가늘 어진 뒤 탈모가 시작되면서 머리카락 수가 줄어들어 머리 중심 부분이 완 전 탈모되는 특징이 있다. 탈모의 정도는 남자처럼 심하지 않아 이마가 벗겨지고 머리 뒤쪽까지 탈모돼 완전한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그 림 참조).

여성 대머리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남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성의 체내 에서도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적게나마 분비되는 까닭에 여기에 유전 적 요인이 결합될 경우 대머리가 되는 것이다.

이 밖에 산후 회복기에 탈모증에 시달리는 여성들도 있다. 주로 앞쪽 머 리 1/3 부분에서 탈모가 일어나고 경우에 따라서는 두발 전체에서 탈모현 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약 2~6개월 정도 지속된 뒤 정상적인 상태로 회 복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증이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 이 활발해지면서 그에 따른 스트레스 증가로 대머리가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관리직이나 전문직에 진출한 여성들 사이에서 스트 레스로 인한 탈모증세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 불규칙한 식사와 무리한 다이어트로 영양부족이 일어나는 것도 여성 탈모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