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독자/`한겨레 베이징 사람들' 회장 박종찬씨
1997년01월23일 제 142호 한겨레21

"사랑과 실망이 교차합니다"

지난 1월3일 베이징시 우다코의 한국음식점 ‘한국관’에서는 <한겨레21> 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베이징에서 <한겨레21>과 <한겨 레>를 받아보는 독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한겨레 베이징 사람들’이 첫 모임을 가진 것이다. 중국에 한국 사람들이 많이 진출하면서 베이징에 도 그동안 각종 동문회나 종교 모임들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특정한 잡지 와 신문을 구독하는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꾸리기는 이번이 처음이 다.

이날 ‘한겨레 베이징 사람들’의 회장으로 선출된 박종찬(35)씨는 모임 이 열린 식당 ‘한국관’의 사장이기도 하다. 그는 “<한겨레21>의 독자 들은 그래도 마음 놓고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사람들”이라 고 말한다. 비록 고향을 떠나와 있기는 하지만 ‘한겨레 베이징 사람들’ 의 고민은 늘 조국에 가 있다. 이들의 꿈은 한국이 미래의 나라, 기회의 나라, 그리고 민족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한겨레 베이징 사람들’은 지난 한해 동안 <한겨레21>이 다루었던 많은 문제들 가운데서도 조선족과 관련된 기사가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것에 대해 뿌듯하게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중국에 사는 동 포들을 ‘조선족’이라고 부르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조선족’은 중국 사람들이 중국 내의 여러 소수민족 가운데서 우리 민족을 지칭하는 말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는 ‘중국 동포’나 ‘중국 교포’로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겨레21>에 대한 자신들의 감정을 스스로 “애증이 많다”고 표 현한다. 너무 사랑했다가, 때로는 너무 증오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기대 가 큰 만큼, 때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기사가 실리면 실망을 넘어서 분노로 바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한겨레21>과 겨레에 대한 사랑 은 식을 줄을 모른다. 올 한해 이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한겨레21>이 우 리 사회 공동선의 집합체로서 여전히 건강할 것과, 통일을 향한 남과 북 의 행보가 새롭게 전환되며 ‘한겨레 공동체’를 앞당길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는 것이다.

베이징=김성환 통신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1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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