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토요일 새벽 낚시터에서 찍었습니다. 두 장의 사진은 맨 오른쪽 부분의 길을 찍은 것과 안 찍은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더 좋은가요? 제 생각엔 길이 나온 사진이 더 좋아 보이는데. 다른 조언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응산

구도 비교: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일단 아래의 사진을 택하겠습니다. 위쪽 사진이 전체적 색감도 좋고 길도 포함돼 안정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오른쪽 끝의 나무가 거슬립니다. 두 사진 모두 산꼭대기 처리가 불편합니다. 게다가 위 사진의 경우 맨 왼쪽 낚시꾼이 프레임의 가운데에 몰려서 ‘홀로 던져진’ 느낌이 듭니다.

길을 묻다.

지나다니던 길이 문득 낯설어 표지판에 길을 묻습니다. 표지판은 하늘만 가리키고 하늘은 저 멀리 깊어져가고 있습니다.

명재권

전깃줄: 생활사진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이야기 중 하나로 “한국에서 사진을 망치는 요인 중 가장 큰 것이 전깃줄”이란 말이 있습니다. 동네 골목길에서 잠깐만 앵글을 위로 하면 어김없이 전깃줄이 이곳저곳으로 뻗어나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초보 사진가들이 셔터를 누를 땐 전깃줄이 잠시 사라졌다가 나중에 모니터나 인화된 사진에서 다시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런 전깃줄을 소재로 살려낸 좋은 사진입니다. 공간 정리가 잘된 덕에 어지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