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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홍세화와함께하는예컨대 | 등록 2003.11.06(목) 제48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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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논술길라잡이] 한 달 동안 ‘내공’ 쌓는 법 질문: 수능시험이 끝나고 각 대학에서 논술시험을 치르기까지 글공부를 할 만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습니다. 그 기간 동안 어떻게 논술 공부를 해야 하는지요. 제 주변에는 논술을 지도하는 학원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논술 글을 한번도 안 써보았다고 해도 그 기간 연습만으로 충분히 글솜씨를 키울 수 있습니다. 수능이 끝나면 다른 과목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므로, 남은 한달이라는 기간은 매일 한 시간씩 3년 동안 글공부를 한 것과 맞먹는 시간입니다. 첫째, 견문을 넓혀야 합니다. 그러려면 매일 한 시간쯤 신문 칼럼, 시사주간지, 읽기 자료 모음집 등을 읽고 그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서론-본론-결론으로 정리하되, 각각 한두줄 정도로 요약해보세요. 각 단락에서 중심 생각을 찾아 밑줄을 긋고 서론에 이용하면 좋을 문장, 본론·결론에서 이용할 문장을 정리해 그 구조를 머릿속으로 음미해보십시오. 그 구조를 카드로 정리하여 틈틈이 꺼내 확인할 수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둘째, 기출 문제를 많이 풀어봅니다. 기출 문제를 보며 글의 큰 줄기를 잘 궁리해 간단하게 네댓줄 문장으로 개요를 짜봅니다. 다른 사람에게 그 구조의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봐달라고 부탁해야 합니다. 그러니 학교 학과 선생님께 그 개요표를 보여드리고 지도를 부탁하십시오. 글의 구조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무작정 원고지에 글부터 쓰면 시간을 허비하기 쉽고, 점점 더 글쓰기를 어려워하게 됩니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글솜씨가 늘지 않습니다. 셋째, 지도교사 없이 하루에 글을 여러 편 쓰려 하지 마십시오. 하나를 쓰고 지도 받은 뒤 다음 글을 써야 합니다. 하루에 열개를 써보았자 내내 그 솜씨로 열 개를 쓴 것뿐이라서, 이쪽 글에 있는 버릇이 저쪽 글에서도 드러납니다. 자기가 쓴 글을 그때그때 지도교사가 봐줄 수 있다면 하루에 글을 여러 편 써도 됩니다. 지도교사가 없으면 독서를 많이 한 친구에게 보여주십시오. 대신 그 친구를 스승으로 여기고 충고를 소중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넷째, 짧은 글부터 시작하세요. 진학하려는 대학 기준에 맞추어 원고량을 점점 늘리면 되니까, 처음에는 400자에 서-본-결을 담아 자기 생각을 정리해보세요. 자기 생각을 충분히 절제해 400자에 담을 수 있으면 600자, 800자로 점차 원고량을 늘려나갑니다. 처음부터 1천자가 넘는 글을 연습하면 내용을 질질 늘려서, 논리 전개 방법을 익히지 않고 원고지 메우는 요령만 터득하기 쉽습니다. 그런 글은 각 단락의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다섯째, 논술시험을 치르기 1주일 전쯤 볼펜으로 쓰기, 원고지에 쓰기, 주어진 시간에 글쓰기, 쓰기 전에 개요 짜기, 문장 개요를 원고지에 옮기는 시간 재기, 교정하기 등을 연습합니다. 시험장에서 어떤 학생은 시간이 모자라 그 시간에 답안지 원고지를 다 채우지 못합니다. 평소 시험장에서 어떻게 시간을 안배해야 할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시험 현장과 비슷한 조건에서 연습해 시험장에서 글의 형식과 내용 이외의 변수에 부딪쳐도 당황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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