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쩝~ 그 취조실의 개고기 중정에 끌려간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 ‘광교할매집’을 문화재로 지정하라
첫 경험이 중요하다. 어느 때 어디서 누구하고 어떤 기분으로 첫 경험을 겪었는지 말이다.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입이 짧은 사람들은 육회, 간천엽, 순대국, 보신탕 등 약간은 ‘엽기스러운’ 음식들을 어떤 상황에서 처음으로 대하였는지에 따라 그 음식에 대한 고정관념이 머리에 박혀버리기 때문에, 그런 음식들은 꼭 전문집에서, 제철에, 편안한 사람들과, 기분 좋게 먹어야 한다는 게 내 주장이다. 물론 입에 끌리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을 필요는 없지만, 문화의 다양성 속에서 그러한 음식들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관용의 입맛’을 보일 수 있다면 더 다채로운 사회생활이 전개되지 않겠는가 생각해본다.
그런데 이러한 자연스러운 첫 경험이 아니라 모종의 ‘원통함’ 때문에 첫 경험을 하고야 만 사람이 있다. 지금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는 나의 친구 유인태씨가 그다. 1974년 4월, 이철·유인태 등 수많은 전국의 청년 학생들이 ‘민청학련’ 사건으로 남산 중앙정보부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반유신운동을 압살하기 위해 4월 초부터 시작된 고문과 구타, 협박과 날조의 이 허망한 놀음은 6월에 이르러 막바지에 왔는데, 이때쯤에는 사건은 그들의 ‘기획안’대로 대개 마무리되어 중앙정보부 각 취조실은 제법 파장 분위기가 연출됐다. 그때 서울대 이현배 선배와 유인태의 취조실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한다. 6월 어느 날 저녁 이현배 취조실의 중정 요원들과 유인태 취조실의 요원들이 밤참으로 개고기와 소주를 시켜 먹었다. 그러나 아무리 피의자라 해도 한 방에 있는 사람을 놓고 자기들끼리만 먹기가 뭐했던지, 유인태에게 “너 개고기 먹니?” 물었다. 당시 유인태는 개고기를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곧이곧대로 못 먹는다고 대답했단다. 유인태 담당 요원이 이현배 담당 요원에게 하는 말. “얘는 못 먹는대. 그 새끼는 먹는대?” “음, 먹는대.” 이리하여 두 방의 요원들이 한곳에 모여 개고기 파티를 여는데, 피의자끼리는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하는 법. “유인태! 벽 보고 꿇어앉아 있어!” 이리하여 이현배는 중정 요원들과 쩝쩝거리며 개고기에 소주 한잔을 걸치고 있는데, 유인태는 그들이 마지막 고기 한점을 다 먹어치울 때까지 벽을 향해 꿇어앉아서 침만 삼켰단다. 그날 이후 유인태는 개고기를 배우지 못한 것을 철천지 한으로 여기고 옥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개고기를 먹기 시작해 이제는 마니아가 되었다고 언젠가 나에게 그 ‘통한의 역사’를 밝히며, 국가정보원은 개혁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침을 튀겼다. 서울 광교의 삼일빌딩 건너편에 가면 ‘광교할매집’(02-776-4603)이라는 40년 된 보신탕집이 있다. 골목안 조그만 한옥에 오무라니 방들이 이어 있는 폼이 보신탕집의 전형 같은 곳이다. 나는 이곳에 올 때마다 같이 온 친구들에게 문화재로 지정되어야 할 집이라고 극구 주장했는데, 아깝다! 청계천 개발로 조만간 헐릴 예정이란다. 이 집은 뭉근 불에 24시간 푹 끓인 탕이 아주 좋은데, 씹는 맛이 없어 별로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담백한 해장국맛과 비슷해 ‘첫 경험자’도 별다른 느낌 없이 접할 수 있다.
김학민 | 학민사 대표·음식칼럼니스트 hakmin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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