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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건강 등록 2002.09.18(수) 제427호

[건강] 산길 오르듯 계단 걷는다

아침 산행으로 가뿐한 하루 시작… 저녁식사·음주 절제해 체중관리

50대에 접어든 나이라 그런지 ‘건강’ 하면 주위에서 골프 얘기를 많이 한다. 나 역시 주말이면 사람들과 어울려 골프를 많이 한다. 그러나 나는 언제 어느 때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등산을 더 좋아한다. 장비가 필요 없고,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 산을 오르다 힘들면 조용한 계곡에 들어앉아 명상을 할 수 있다. 등산을 하면 모든 것이 자유롭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일요일이면 청계산을 찾는다. 대부분 산행은 옛골을 출발해 이수봉을 거쳐 다시 옛골로 돌아오는데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옛골에서 이수봉을 거쳐 레이더 기지와 매봉을 지나 원지동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한다. 4∼5시간이 걸리는 힘든 코스다. 물론 50대에 4∼5시간 산행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산을 내려와 사우나를 한번 하고 나면 몸이 가뿐하고, 1주간의 피로가 모두 가시는 듯하다. 평상시에는 집 근처 응봉산을 자주 찾는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산을 한번 돌고 오면 30∼40분이 걸린다. 그리고 7시30분쯤 출근하면 가뿐한 기분으로 회사 일을 볼 수 있다.

등산을 즐기는 내 생활은 회사와 집까지 이어진다. 하루에 한번씩 지하1층 콜센터에서 9층 사무실까지 10층 높이를 계단으로 오르내린다. 퇴근할 때도 14층 집까지 걸어 올라간다. 등산만큼은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하는 편이다.

먹는 것도 건강을 위해 비교적 자제한다. 아침식사는 토마토주스와 생식으로 대신한다. 생식은 10여 가지 곡식과 채소를 미숫가루처럼 만들어 물에 타먹는다. 토마토주스는 아내가 직접 갈아 만들어준다. 이렇게 아침식사를 한 지 3년가량 됐으니 이젠 생식이 자연스럽고 부담 없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나에게도 문제는 있다. 아무리 열심히 등산을 해도 체중이 줄지 않는 것이다. 키 165cm에 몸무게가 71∼72kg이니 적은 체중은 아니다. 원인은 저녁식사인 것 같다. 1주일에 4∼5일을 바깥에서 먹다 보니 조절이 안 된다. 집에서는 반 공기 정도 먹는 게 고작이지만 밖에서는 예외 없이 포식을 한다. 식사에 곁들이는 술도 몸을 살찌우는 데 한몫한다.

특히 지난해는 교보생명에서 법인영업을 했기 때문에 영업사원들과 술자리를 같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하 직원들이 건네는 잔을 어찌 거절할 수 있겠는가. 잔을 받다 보면 소주 2병은 금방이다. 다행히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자리를 옮기며 술을 많이 줄였다. 요즘은 백세주 한병이 고작이다.

그래도 횟수가 많다 보니 저녁식사 때 포식과 음주가 며칠씩 이어진다. 당연히 체중관리가 어려워지고 아내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한다. 내 건강의 바로메타는 체중이라고 할 수 있다.

내 나잇대 사람들이 체중관리로 고민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어떤 사람은 운동을 해서 5∼10kg을 뺐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운동을 해도 저녁식사와 술을 절제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저녁 모임과 약속 자리는 모든 직장인들이 건강관리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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